지난 주말 SK 투수 김광현이 삼손처럼 긴 머리를 휘날리며 공을 던져 화제가 됐는데요.
그런데 김광현은 경기 직후 그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냈다고 합니다.
뜻 깊은 사연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철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에 선 김광현. 실제 삼손을 연상시키는 괴력으로, 541일만에 부상 복귀 첫 승을 신고했습니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그는 경기 뒤 곧장 인천의 한 미용실로 달려 갔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기른 긴 머리카락이 한 가닥, 한 가닥 잘려나갑니다.
방사선 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모발 기부를 약속했던 겁니다.
모발 기부는 소속팀 힐만 감독의 권유에서 비롯됐습니다.
[김광현 / SK 투수]
"힐만 감독님께서 매년 미국에서 하고 계셨더라구요. 감독님 추천으로 저도 같이 동참하게 됐고요."
마침내 오늘 그라운드에서 머리카락을 전달하며 아름다운 약속을 지켰습니다.
[김광현 / SK 투수]
"저는 머리 길면 좀 힘들었지만. 팬분들은 아무래도 저보다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기분 뿌듯하고 좋습니다."
오늘 전달된 모발은 가발로 제작돼 소아암 환자에게 전달됩니다.
김광현은 기회가 되면 다시 모발 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철호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김승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