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도심의 가로등이 시위대의 표적이 됐습니다.
쇠톱을 든 시위대가 가로등을 보이는대로 잘라내고 있습니다.
마치 독재자의 동상을 쓰러뜨리는 듯 한데요.
무슨 사정인지, 정하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차도에 세워진 가로등을 시위대가 둘러싸더니, 전기 쇠톱으로 밑동을 자르기 시작합니다.
쓰러진 가로등 내부에는 아예 물을 부어버립니다.
[시위 참가자]
"얼굴이 (가로등 카메라에) 인식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죠."
시위대의 타겟이 된 이 가로등은 고성능 카메라를 달고 있습니다.
지난달 도심 20여곳에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한 홍콩 정부는, 날씨나 교통 정보 수집용이라고 설명합니다.
[니콜라스 양 / 홍콩 혁신기술부 장관](CNN 인터뷰)
"그들은 오해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가로등의 모든 기능은 개방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설계되고 계획됐습니다."
시위대는 그러나, 정부 설명을 못 믿겠다며 자체 철거에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가 2억 개의 카메라를 달아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처럼, 홍콩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시위 참가자]
"경찰국가가 되기 직전입니다. 말 한마디로도 처벌받을 수 있죠."
[홍콩 시위대 현장음]
"다섯가지의 요구사항! 하나도 빠짐없이!"
이런 가운데 중추절 명절을 맞은 홍콩 도심에서는, 직선제 선거도입 등, 시민들의 요구를 담은 비폭력 시위가 다양한 형태로 계속됐습니다.
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