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뉴스분석 오늘의 에디터, 하태원 국제부장입니다. 하 부장, 오늘의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평화구상의 화룡점정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키워드는 ‘특사 승부수’입니다.
[질문1] 2007년 김정일 만나 제2차 정상회담 성공시켰던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 이후 11년만의 특사인데요. 이번에 가면 어떤 임무 받게 됩니까?
대내외 이목을 집중할 중요한 행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북한이 제안한 평양 방문 및 정상회담 조율이 떠오르고요. 북한이 남북관계 복원 및 북-미대화 재개의 전제조건 처럼 요구하고 있는 한미군사훈련 문제에 대한 입장 정리도 다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입장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의중 파악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문제를 풀 가장 핵심 열쇱니다.
[질문2]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 그동안의 방식과 달리 이번엔 날짜도 인물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특사 파견하기로 했다는 계획을 공개. 우리 정부 좀 급한 겁니까?
그동안 특사는 대부분 비밀리에 추진됐고 임무를 마칠 때 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날짜는 물론 특사인선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사 승부수를 던진 것이어서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지만, 평창올림픽으로 조성된 대화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는것이 옳을 듯 합니다.
독수리훈련이 4월 1일로 예정돼 있고, 유엔의 휴전결의안이 이달 25일까지라는 점도 고려한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3] 그런 상황은 잘 알겠는데, 가면 김정은을 만날 수 있긴 합니까? 이렇게 먼저 공개한 거 보면 어느정도 조율이 됐을 것 같기도 하고, 하 부장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가능성은 높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김정은을 직접 만난 남측 인사는 2011년 김정일 조문차 방북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거의 유일합니다. 이 여사는 그후 4년 뒤 김정은의 초청을 받고 방북했지만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1970년대 지금보다 더 은밀하게 대북 접촉이 이뤄지던 시절에도 김씨 일가는 면담 여부를 마지막 순간까지 공개하지 않던 습성이 있습니다.
1972년 최초의 특사로 방북했던 이후락의 경우 김일성이 전날까지 연략하지 않다가 갑자기 자정에 불러 면담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일종의 밀고 당기기 전략이었던 셈입니다.
[질문4] 그런데 문제는 특사라는 게 대통령의 공개적인 승부수가 된 셈인 만큼 만에 하나 실패하면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2000년 이후를 봐도 성공한 경우도 실패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2000년 5월 임동원 국정원장, 2005년 6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의 특사방문은 성공했던 반면, 2003년 1월 임동원-이종석 특사의 방북은 김정일 면담에 실패했습니다. 이후 대북송금 특검문제까지 어우러지면서 남북관계는 상당기간 진통을 겪었습니다.
[질문5] 미국은 특사추진에 좀 떨떠름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원칙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대북특사가 비핵화에 대한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문 대통령의 다음 승부수는 조기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김정은 담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