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회장직에 앉기 위해 거액의 돈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건넨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삼성의 소송비 대납에 이어 이 전 대통령을 향하는 세 번째 뇌물수수 의혹인데요.
이 전 회장이 이 같은 정황이 담긴 증거를 없애려다가 검찰의 제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유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검찰은, 불법자금의 흐름이 담긴 비망록과 메모를 발견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법무실 전무에게 22억5천 만원이 전달된 정황이 담긴 증거물인데,
이 중 8억 원은 이 전 대통령의 작은 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도 기록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비망록과 메모를 압수하기 직전, 이 전 회장이 황급히 없애려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압수수색 현장에서 곧장 메모를 찢어버리고는 입 안에 넣어 삼키려다 검찰에 제지 당한 겁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시점을 토대로, 인사청탁을 위해 이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전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자금의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이 전무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상주 / 삼성전자 전무(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로 돈 전달하신 거 인정하십니까?) 고맙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로, 이명박 정부 시절 강만수와 어윤대, 김승유 등 당시 금융지주 회장들과 함께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김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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