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오늘 검찰에 직접 나왔습니다.
조 회장은 친동생과 갈등으로 불거진 '집안 문제'로 치부하려는 듯했지만, 검찰은 조 회장을 효성 경영비리의 정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에 소환된 첫 대기업 총수입니다.
[조현준 / 효성그룹 회장 : 성실히 조사받겠습니다. 집안 문제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조 회장이 '집안 문제'를 언급한 건 친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자신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단순한 집안 문제가 아닌 회장이란 지위를 이용해 회사에 수백억 손해를 끼친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조 회장은 백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납품과정 중간에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일종의 통행세를 받는 수법을 쓴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또 자신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에 효성이 수백억 원을 부당지원하게 해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미인대회 출신 등 이삼십대 여성 4명을 허위로 채용해 5천 ∼ 7천만 원 상당의 연봉을 준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비자금 조성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효성그룹 건설 부문의 박 모 상무는 지난해 말 이미 구속됐지만, 중간 유령회사의 대표이자 조 회장의 측근인 홍 모 씨는 두 차례 영장 청구에도 구속이 불발됐습니다.
조 회장은 과거에 두 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한 번은 이명박 정부 말기에 사면됐고 두 번째는 1심에서 집행유예 3년을 받아 현재 항소심 중입니다.
검찰은 조 회장의 진술 등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YTN 김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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