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지킨 씨앗 누가 받을까 / YTN

YTN news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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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로 비어가는 우리 농촌에서 토종 씨앗을 지켜온 건 할머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지역마다 할머니들의 씨앗을 넘겨받기 위한 노력이 없지는 않은데요.

송태엽 기자가 전라북도 임실군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콩처럼 거무튀튀 하지만 사실은 팥입니다.

50일이면 수확할 수 있다고 해서 '쉬나리팥'이라고 부르는 토종입니다.

색이 검어 내다 팔지도 못하는 이 팥을 신용순 할머니는 60년 넘게 키워왔습니다.

[신용순 (79세) / 전북 임실읍 중금마을 주민 : 맛있으니까. (어떻게 달라요?) 딴 것보다 더 맛있어 그러니까 씨를 안 밑지고 계속해.]

죽이나 떡을 만들면 붉은색이 살아납니다.

임실 일대의 농가에서는 대대로 이 팥으로 동지 죽과 제사떡을 빚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성 없는 이 팥이 할머니들의 손을 떠나 살아남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김원일 / 김원일 슬로푸드한국협회 사무총장 : 이 팥이 사라진다는 것의 의미는 한민족의 삶의 일부, 문화의 일부가 같이 사라지는 겁니다.]

다른 토종 잡곡이나 채소도 같은 신세입니다.

임실군 여성농민지원센터가 2012년부터 2년간 조사해보니 군내에서 토종 종자를 가진 집은 85가구, 품종은 47종에 불과했습니다.

센터는 올해 처음으로 임실읍 중금마을에 공동텃밭을 만들어 이 가운데 16종의 씨를 받았습니다.

지역의 종자를 지역에서 보존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씨앗 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최현정 / 임실군 여성농업인 지원센터장 : 다섯 알 가져가면 농사지어서 다섯 알을 다시 반납하는 거죠. 그래서 도서관처럼 책 빌려서 보고 다시 반납하듯이 종자를 빌려 가서 농사를 지어서 다시 반납하는….]

오랜 세월 이 땅의 토종을 지켜온 할머니 농부들이 씨앗을 넘겨받을 젊은 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송태엽[[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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