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가 컸던 포항시 흥해읍 주민들은 벌써 이틀째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예고 없이 땅을 흔드는 여진이 계속돼 대피소를 찾았는데,
전쟁 통 피난민을 방불케 합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대피소가 이재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가족이 삼삼오오 모여 대피소 바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르던 애완동물까지 안고 나온 주민들은 마치 전쟁 통 피난민을 방불케 합니다.
아파트에 금이 가 수도가 끊겨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아이를 안고 대피소를 찾은 부모는 자식이 걱정입니다.
[김용환 / 지진 피해 이재민 : 지진이 또 오면 거기에 대한 생각이 나서 겁먹으니까 그런 부분이 혹시라도 (아이들) 기억 속에 남을까 봐 그런 부분이 걱정됩니다.]
감기가 심해진 아이가 걱정인 부모.
쭈그려 앉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까지.
당장에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여진에 혹시라도 집이 무너질까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계속된 여진에 대피소마다 이재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는 체육관은 2층까지 이재민으로 가득 찼습니다.
간신히 다리를 펼 수 있는 자투리 공간에 자리를 잡은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서수보 / 경북 포항시 흥해읍 : 연로하신 노인들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너무 장소가 협소하니까 물론 편안하려고 오는 것은 아닌데, 있는 동안만큼 인간다운 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너무 답답해요.]
또다시 이어지는 여진 속에 불안에 떨며 대피소에서 밤을 보내는 이재민들.
차가운 대피소의 생활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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