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4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어선 위치 발신 장치, V-PASS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선이 바다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인데 무상 보증 기간이 끝난 장비는 수리를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선박의 위치를 해경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위치 발신 장치, V-PASS입니다.
어선이 항구를 떠나거나 도착할 때 자동으로 신고해주고, 긴급 상황 발생 시 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입니다.
해경이 34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국내 어선 6만 6천여 척에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설치된 장비를 제외하고는 고장 났을 때 제대로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상 보증 기간이 끝난 장비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이 모 씨 / V-PASS 고장 어민: (수리 요청한 지) 3개월 정도 됐고요. 다른 항도 가보면 다들 몇 개월씩 됐어요. 온다 온다 하고 다들 안 온다고….]
어선에 V-PASS를 설치하는 사업은 모두 4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맨 처음 어선 9천여 척에 장비가 설치됐는데, 당시 사업에 선정된 업체들은 부도가 나거나 사업에서 손을 뗐습니다.
이후 사업에 선정된 업체가 장비 납품과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지만 보증 기간이 끝난 제품은 수리를 미루고 있습니다.
[김석철 / V-PASS 고장 어민 : 어민들만 불편하죠. 어디다가 하소연할 데도 없고, A/S 신청해 봐야 안 된다고 하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거예요.]
장비에 대한 소유권이 해경에 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유지 보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업체가 해경이나 어민에게 수리비를 청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관계자 : (정부와 업체 간의) 유지보수 계약이 체결돼있는 것도 아니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단계에서 중간에 결정을 내서 지금부터는 어민 거다. 지금부터는 국가 거다. 할 수 없어서….]
해경은 올해 초부터 여러 업체가 장비 판매와 유지 보수가 가능하도록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이 생산하는 장비에 대한 인증 절차가 아직 남아있어 당분간 어민들은 고장 난 V-PASS를 달고 바다에 나가야 합니다.
YTN 이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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