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년간 '세계의 조력자'로 불리는 유엔사무총장을 맡으며 국제적인 경험을 쌓았지만, 정치에서는 새내기였던 반기문 전 총장은 결국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오늘 반 전 총장의 불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불편한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평생을 외교 관료로 살았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귀국 직후부터 '직업 정치인'이 겪어야 할 매서운 현실과 부닥쳐야 했습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됐고 비판적인 뉴스도 함께 쏟아졌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사무총장 :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유엔사무총장직에서 내려오자마자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 선거에 도전해도 되느냐는 따가운 시선과, 조카 등 친인척을 둘러싼 잇단 의혹 제기도 예상하지 못한 장벽이었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사무총장 :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가 당적 없이 홀로 광야에 선 것도 패착이었습니다.
대선주자로서의 반기문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보호해줄 울타리가 없었던 겁니다.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말로 진보와 보수, 양쪽에 모두 거리를 두자 지지율과 함께 정당의 러브콜도 사라졌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사무총장 :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표를 얻으려면 보수 쪽이라고 확실하게 말하라는 요청을 너무 많이 들었다며 '보수의 소모품'이 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정치 교체'를 외치던 반 전 총장은 결국 냉혹한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주 만에 대통령선거 출마의 뜻을 접었습니다.
YTN 장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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