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 경기에서 공을 머리로 받는 헤딩은 자주 사용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반복적인 헤딩이 뇌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 런던대 연구팀은 치매를 앓다가 사망한 전직 축구 선수 6명의 뇌를 들여다봤습니다.
이들은 평균 26년간 선수 생활을 했으며 공통적으로 60대에 치매를 앓았습니다.
조사 결과 6명 가운데 4명의 뇌에서 CTE, 즉 만성 외상성 뇌질환이 확인됐습니다.
이 병은 머리에 반복적으로 충격이 가해질 때 뇌세포가 퇴화하는 질환으로 치매의 원인이 됩니다.
외부 충격이 잦은 복싱이나 미식 축구 선수에게 자주 발견되는 증상입니다.
연구팀은 선수 시절 20년 넘게 반복한 헤딩이 뇌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존 하디 / 런던대 신경학 교수 : 헤딩이 뇌질환과 연관성이 없다고 보는 건 위험합니다. 헤딩과 뇌질환 사이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작은 뇌 손상이 만성 외상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럴 경우 뇌조직이 퇴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헤딩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지난 2002년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축구 전설 제프 애슬이 59살에 사망했는데 만성외상성뇌질환이 사인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애슬을 비롯해 1960년대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한 십여 명이 치매에 걸리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1960년대 사용했던 축구공이 지금보다 훨씬 무거워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돈 애슬 / 故 제프 애슬 딸 : 축구 선수는 부딪치거나 차이기도 하죠. 인대를 다치기도 하고요. 또 은퇴 후 관절염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아버지처럼) 뇌질환으로 사망하는 걸 예상할 수 있을까요. 59세에 말이죠.]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에 전직 선수들의 뇌질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대상이 적다는 점에서 헤딩과 뇌질환의 연관성은 여전히 논란이 뜨겁습니다.
적지 않은 우려 속에 미국축구연맹은 지난 2015년 유소년 선수의 헤딩을 금지하거나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YTN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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