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베 일본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기간에 한 선심성 약속 때문에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미일 관계를 더 발전시킨다는 명분에 선물 보따리를 푼 셈이지만 정작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사]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열린 공동기자회견.
북한 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일본의 방위를 위해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총리, 그리고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많은 방위 장비를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미국 무기를 사면 문제가 해결된다며 대놓고 무기 세일즈에 나선 겁니다.
예상치 못한 요구였지만 아베 총리는 곧바로 화답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이지스함의 규모를 확충해 나가는 데 있어서 미국에서 많이 구입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베 총리의 흔쾌한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어마어마한 무기를 발주할 것이라며 트위터에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뒷감당을 해야 하는 일본 정부는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5년 동안 미국 무기를 사는데 쓴 돈이 우리 돈으로 약 6조 2천억 원.
그전 5년과 비교하면 4. 5배나 늘었는데 앞으로 더 늘리기는 국가 재정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앞에서도 호기롭게 돈을 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방카가 관여하는 국제기금에 우리 돈으로 약 570억 원을 내겠다고 공언한 겁니다.
결국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다른 데 써야 할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시원시원한 씀씀이에 트럼프 대통령 부녀는 박수를 치며 좋아하게 됐지만 정작 일본 국민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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