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덮쳐 17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해운대 참사.
운전자가 뇌전증 환자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사고를 냈을 것이라고 추정됐는데요.
의식을 잃은 것이 아니라 뺑소니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김원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일요일 부산 해운대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란의 질주' 참사.
이 사고의 가해자 53살 김 모 씨는 사고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는 뇌전증 진단을 받았지만, 사고 당일에는 약을 먹지 않아 발작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 씨의 진술을 거짓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 씨가 교차로에서 사고를 내기 직전, 사고 지점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1차 사고를 낸 영상을 경찰이 확보했습니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뒤, 신호를 무시하고 차선을 마구 바꿔가며 고속으로 질주하는 영상입니다.
경찰은 이를 통해 김 씨가 의식을 잃은 것이 아니라 뺑소니를 치다가 2차 사고를 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익환 / 부산 해운대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장 : 피의자가 의식이 완전히 없었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어느 정도 의식이 있지 않았을까…. 행동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김 씨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김 씨가 평소에 뇌전증약을 먹은 것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엔 먹지 않았다는 김 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나오지 않아, 당시 뇌전증 증상이 나타났는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뺑소니 혐의를 추가하고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YTN 김원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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