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캐머런 총리가 떠난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 새로운 주인 테리사 메이 총리가 입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신임 총리만큼 주목받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슬렁어슬렁 걸음걸이가 영국의 앞날에는 통 관심이 없는 것 같죠.

하지만 이 고양이, 래리는 영국 '총리 관저 수렵보좌관'이라는 공식 직함까지 갖고 있습니다.

래리는 2011년 총리 관저에 들어왔습니다.

총리 관저를 비춘 생방송 TV 화면에 커다란 검은색 쥐가 지나간 게 발단이었는데요.

총리실은 인근 동물보호소에 가서 쥐 장난감을 격렬하게 공격하는 래리를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래리에 '수렵보좌관'이라는 직함을 주고 관저 주변 쥐를 잡는 임무를 맡겼습니다.

하지만 래리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잡은 쥐는 단 한 마리.

결국 래리는 게으르다는 구설에 올랐습니다.

"래리가 쥐를 보고 구경만 하는 모습에 캐머런 총리가 진노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쥐는 못 잡아도 카메라 포즈는 잘 잡았습니다.

덕분에 총리 관저의 마스코트로 인기를 누렸는데요.

게으른 수렵보좌관이 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래리는 이제 신임 메이 총리와 함께 하게 되는데요.

지난 11일 래리 이름으로 된 공식 트위터에는 "내일 시간 되는 고양이 미용사 아시는 분? 새로 오는 분한테 잘 보여야 하는데"라는 글이 올라오며 새 주인 맞이에 분주한 근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메이 총리는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네요.

브렉시트와 총리 교체의 혼란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영국 정치권 소식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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