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넘치고, 쓰러지고... 큰 비는 안올거라 예보됐지만, 물 폭탄이 쏟아져 놀라고, 당황하셨을텐데요.
기상청이 '날씨 중계청'을 넘어, '오보청'이 됐다는 농담까지 나왔습니다.
값비싼 예보용 위성과 슈퍼 컴퓨터도 제 구실을 못했다고 하는데요.
감사원은 기상청의 예보 적중률이 50%도 안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다해, 윤승옥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예보와 달리 기습 폭우로 물난리가 났던 청주.
[현장음]
"밥을 먹고 있는데 물이 차오르는 거예요."
불과 1주일 만에 인천도 쑥대밭이 되면서 기상 예보 신뢰도는 더 떨어졌습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최근 5년간 강수 적중률이 4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민들은 예상했다는 반응.
[김복남 / 인천 남동구]
"저도 거기(감사 결과) 공감해요. 안 맞아요 진짜."
[정재옥 / 부산 북구]
"우산 안 들고 나갔는데 비가 올 때도 많았고 최근에 좀 많이 안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지난해 강수 적중률은 45.2%로 2012년보다 2.5%포인트 하락.
강수 확률 예측 정확도가 90%가 넘는다던 기상청 발표가 무색합니다.
기상청은 산출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입장.
[김용진 / 기상청 예보정책과]
"기상청 예보 정확도는 맑은 날 맑다고 예보한 것도 가치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함했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는 오로지 비 예보에만 집중해서 산출한 정확도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상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영상취재: 이기상
영상편집: 이재근
그래픽: 조한결
예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기상청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2010년 3500억 원을 들여 한국 최초의 기상 위성인 천리안을 쏘아올렸습니다.
그런데 위성의 기본 수명이 다하는 올해까지 실제 우리 예보에 활용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천리안은 3만 6천km 높이에서 우리나라 기상을 24시간 관측해 지상에 정보를 전달합니다.
가로,세로 100km 크기로 전송되는 천리안 기상정보가 고해상도 정보만 처리할 수 있는 현재 예측 프로그램에서 쓸 수 없다는 게 기상청의 주장.
똑같은 방식을 쓰는 영국은 이미 해법을 찾아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600억 짜리 슈퍼컴퓨터를 도입해놓고도, 여전히 연구 단계에 있는 겁니다.
[김윤재/ 기상청 수치모델 개발 과장]
"한국에서의 여름철 날씨에 맞춰서' 활용했을 때 어떤 성능이 나오는지 테스트했다는 것,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했다는 것도
과학적 진보는 이뤄지고 있다고..."
지진과 관련해서도 국내 면적의 20%가 관측 대상에서 빠져 있고, 지진통보 시간도 일본보다 크게 느린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기상청은 2년 안에 한국형 예측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내년 천리안 2호를 추가로 발사해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하지만 새 위성의 활용 기술 계획조차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윤승옥입니다.
윤승옥 기자
[email protected]영상취재: 이기상
영상편집: 오영롱
그래픽: 김승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