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실종’ 된 실종수사…왜 이런 일이
채널A News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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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살인사건으로 인해 전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해여성이 공포에 떨며 8분 가까이 신고전화를 했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도 초동수사가 문제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김유림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지난 9월, 충남 당진의 한 저수지에서 3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하루 전 지인에게 뜬금없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남은 가족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씨 / 숨진 남성 지인]
"갑자기 느낌이 이상한 거야, 전화를 하니까 안 받아요. 내가 봤을 때 이 사람 정말 죽을 것 같은데."
지인은 즉각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심드렁하게 답했습니다.
[인터뷰: A씨 / 숨진 남성 지인]
"단순 가출, 성인 남성이 머리 식히러 간 거다, '방금 통화했으니 별 문제 아닐 겁니다…"
이 남성은 경찰이 수색을 중단한 지 8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5년 전인 2012년 4월 1일 밤, 경기도 수원의 한 주택가.
20대 여성이 다급하게 112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여성은 집안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자신의 상황을 다급하게 설명했지만 경찰은 엉뚱한 답변만 이어갔습니다.
통화는 8분 가까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고, 이 여성은 결국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경찰은 오원춘 사건 직후 빈약했던 실종사건 대응 매뉴얼을 250쪽 분량으로 대폭 보완했습니다.
그렇다면 5년 뒤 발생한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는 달라진 게 있을까.
[피해 여중생 어머니]
"그 아이를 만났다, 마지막으로. '이 집에 들어갔다' 우리가 분명히 그렇게 말을 했고, 그 애랑 통화한 기록도 있는데."
이 어머니는 용의자의 신원까지 자세히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김유림 기자]
"피해자의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사거리입니다. 이영학의 집과 불과 10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요.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을 파악조차 못 했던 경찰은 이영학의 집을 수색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다른 가정 폭력 사건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서울 중랑경찰서 관계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가정폭력사건을 조사했다고 하는데."
올 들어 서울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는 5천 6백 건.
하루 평균 24건에 달합니다.
그런데 실종전담팀을 갖춘 경찰서는 8곳에 불과하고 18곳은 사건 전담자조차 없습니다.
그나마도 실종 수사를 전담하는 여성 청소년과는 가정과 학교 폭력, 성 폭력 사건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서울 A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
"하루에 2건만 나와도 해결이 안 돼요, 감당이 안 돼. 실종 수색이 여성 청소년과에 있으니 다른 일은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오원춘 사건이 직후 경찰은, 범죄 위험이 있으면 집안에 강제로 들어갈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영학 사건을 맡은 경찰들은 사건 발생 이틀 뒤에야,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집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이건수 / 백석대 교수]
이영학의 집은 강력하게 특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특정된 사람과 특정된 장소가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1차적으로 가장 먼저 확인했어야 되지 않겠나.
강제로 가택수색을 할 수 있는 법 개정도 시급합니다.
[김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빨리 실종법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서 제도 안에서 협력하고 컨트롤타워도 마련돼야겠지요."
14년 전, 세살배기 아들을 잃어버린 박혜숙 씨.
[박혜숙 / 실종자 '모영광' 군 어머니]
"초동수사부터 혹시나 저희 가족들의 원한관계가 있는지부터 하루 종일 수사하고. 이틀 동안 저랑 저희 신랑만 조사를 하더라고요, 우리는 애 찾으러 가야하는데 시간이 없어 죽겠는데."
박씨는 지금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실종 사건에서 사라진 것은 애꿎은 피해자들 뿐이 아닙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경찰의 책임 의식도 실종 상태입니다.
채널 A 뉴스 김유림입니다.
김유림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재덕 김덕룡 윤재영
영상편집 조성빈
그래픽 김민수
피해여성이 공포에 떨며 8분 가까이 신고전화를 했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도 초동수사가 문제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김유림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지난 9월, 충남 당진의 한 저수지에서 3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하루 전 지인에게 뜬금없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남은 가족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씨 / 숨진 남성 지인]
"갑자기 느낌이 이상한 거야, 전화를 하니까 안 받아요. 내가 봤을 때 이 사람 정말 죽을 것 같은데."
지인은 즉각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심드렁하게 답했습니다.
[인터뷰: A씨 / 숨진 남성 지인]
"단순 가출, 성인 남성이 머리 식히러 간 거다, '방금 통화했으니 별 문제 아닐 겁니다…"
이 남성은 경찰이 수색을 중단한 지 8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5년 전인 2012년 4월 1일 밤, 경기도 수원의 한 주택가.
20대 여성이 다급하게 112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여성은 집안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자신의 상황을 다급하게 설명했지만 경찰은 엉뚱한 답변만 이어갔습니다.
통화는 8분 가까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고, 이 여성은 결국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경찰은 오원춘 사건 직후 빈약했던 실종사건 대응 매뉴얼을 250쪽 분량으로 대폭 보완했습니다.
그렇다면 5년 뒤 발생한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는 달라진 게 있을까.
[피해 여중생 어머니]
"그 아이를 만났다, 마지막으로. '이 집에 들어갔다' 우리가 분명히 그렇게 말을 했고, 그 애랑 통화한 기록도 있는데."
이 어머니는 용의자의 신원까지 자세히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김유림 기자]
"피해자의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사거리입니다. 이영학의 집과 불과 10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요.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을 파악조차 못 했던 경찰은 이영학의 집을 수색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다른 가정 폭력 사건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서울 중랑경찰서 관계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가정폭력사건을 조사했다고 하는데."
올 들어 서울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는 5천 6백 건.
하루 평균 24건에 달합니다.
그런데 실종전담팀을 갖춘 경찰서는 8곳에 불과하고 18곳은 사건 전담자조차 없습니다.
그나마도 실종 수사를 전담하는 여성 청소년과는 가정과 학교 폭력, 성 폭력 사건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서울 A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
"하루에 2건만 나와도 해결이 안 돼요, 감당이 안 돼. 실종 수색이 여성 청소년과에 있으니 다른 일은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오원춘 사건이 직후 경찰은, 범죄 위험이 있으면 집안에 강제로 들어갈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영학 사건을 맡은 경찰들은 사건 발생 이틀 뒤에야,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집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이건수 / 백석대 교수]
이영학의 집은 강력하게 특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특정된 사람과 특정된 장소가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1차적으로 가장 먼저 확인했어야 되지 않겠나.
강제로 가택수색을 할 수 있는 법 개정도 시급합니다.
[김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빨리 실종법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서 제도 안에서 협력하고 컨트롤타워도 마련돼야겠지요."
14년 전, 세살배기 아들을 잃어버린 박혜숙 씨.
[박혜숙 / 실종자 '모영광' 군 어머니]
"초동수사부터 혹시나 저희 가족들의 원한관계가 있는지부터 하루 종일 수사하고. 이틀 동안 저랑 저희 신랑만 조사를 하더라고요, 우리는 애 찾으러 가야하는데 시간이 없어 죽겠는데."
박씨는 지금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실종 사건에서 사라진 것은 애꿎은 피해자들 뿐이 아닙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경찰의 책임 의식도 실종 상태입니다.
채널 A 뉴스 김유림입니다.
김유림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재덕 김덕룡 윤재영
영상편집 조성빈
그래픽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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