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싸움이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들 하죠.
아름다운 몸을 갖기 위해 기나긴 고통을 참는 보디빌딩,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승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몸짱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짧게는 두 달, 길게는 1년을 준비해온 보디빌더들.
얼마나 치열한 싸움을 벌여온 걸까?
대회 나흘 전, 주부 이송이 씨의 아침은 전쟁입니다.
6살배기 아들을 챙기며 틈틈이 자신의 도시락도 쌉니다.
콜라비와 파프리카, 방울토마토가 오늘 하루치 식사의 전부.
지방 제로의 근육을 위해 냉장고엔 온통 닭가슴살 뿐입니다.
[현장음]
'아예 입에도 안 대세요, 파스타라든지?'
"네 절대. 상상만하죠."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면, 부리나케 헬스장으로 향하는 그녀.
[이송이 / 인천 남동구]
"제 만족이거든요. 내 몸을 만들었을 때 그런 모습을 보면 제가 성취감을 느끼는 거고."
시골 한의사 정대진 씨.
타지 생활의 외로움에 맞서 보디빌딩 대회 출전을 목표로 잡고 두 달 만에 16kg을 감량했습니다.
[정대진 / 충남 아산시]
"누구나 잘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잖아요. 먼 훗날 돌아봤을 때, 그 시절에 이렇게 열심히 살았었구나."
직장인 추연성 씨의 하루는 남들보다 빠릅니다.
공원에서 조깅으로 1시간,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으로 2시간, 출근 전 아침 운동만 무려 3시간에 달합니다.
[유승진 기자]
"제가 직접 한번 보디빌더의 몸이 얼마나 단단한지 만져보겠습니다. 바위처럼 매우 단단합니다."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턱밑까지 차오르는 식욕.
밀가루 음식과 밥 종류는 탄수화물이 많아 살이 찌기 때문에 거의 안 먹습니다.
[추연성 / 인천 연수구]
"눈 떠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배고픈 거. 자기 전까지 생각나는게 배고픈 거, 먹고싶은 거?"
성난 어깨와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대학생 이지연 씨.
대회 첫 출전인 그녀에게도 식욕은 가장 넘기 힘든 산이었습니다.
이들은 왜 이런 혹독한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걸까?
[이지연 / 서울 마포구]
"정신력을 잡아주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정대진 / 충남 아산시]
"제 몸이 변하는 모습에 만족도가 크고."
[이송이 / 인천 남동구]
"과정은 힘들지만 결국 저한테는 행복감을 주거든요."
[추연성 / 인천 연수구]
"노력한 만큼 몸으로 보상을 받는 거?"
마침내 대회 날이 밝았습니다.
[유승진 기자]
"이곳은 대회 시작전 선수들의 대기실인데요. 오늘 하루 최고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선수들은 저마다 치열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조명 아래 도드라진 근육을 위해 온몸 꼼꼼히 크림을 바릅니다.
금기시됐던 탄수화물도 이날 만큼은 근육 힘을 위해 양껏 먹습니다.
화룡점정의 미소를 위해 꽃단장도 필수.
[김성태· 안혜진 / 경기 수원시]
'제 아내예요.' "젊을 때 하고 싶은 걸 응원하는 편이에요."
주부 이송이 씨가 무대에 오를 준비에 나섰습니다.
단 몇 초라도 근육을 더 키울 수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무대에 오르자 여유있는 제스처는 기본, 자신만의 포즈로 숨은 육체미를 여과없이 뽐냅니다.
치열한 순간들이 지나가고, 무대에서 내려오자 천국의 맛이 기다립니다.
노력한만큼 상도 뒤따릅니다.
[이송이 / 인천 남동구]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엄마라면 못할 게 없죠."
[김성태 / 경기 수원시]
"여기 있는 사람들은 왜 이걸 할까? 내 마음이 성장하고, 인생이 성장하고, 관계가 성장하고…. (그래서) 환갑이 넘어도 난 할거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한일웅 박찬기 김용균
영상편집 : 이희정
그래픽 : 손윤곤 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