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1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났지만 주민 피해는 없었는데요.
그 뒤에는 입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60대 경비원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설혜 기잡니다.
[리포트]
검은 연기가 아파트 벽면을 타고 하늘로 치솟습니다.
[현장음]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를 껴안은 남성이 서둘러 밖으로 빠져나오고 고통스러운듯 고개를 내젓는 여성.
지난 18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배관 절단 작업 도중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순식간에 연기가 번졌고, 주민 60여명이 대피했습니다.
이렇게 주민 모두가 무사할 수 있었던 건 경비원 양모 씨 덕분이었습니다.
15층짜리 아파트를 오르내리며 "대피하라"고 외쳐 주민들에게 화재를 알린 겁니다.
[주민 인터뷰]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빨리 나오라고 헐레벌떡 뛰어다니더라고 …
[김설혜 기자]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주민들이 갇혔다는 말을 들은 양씨는 다시 계단을 오르다 결국 이곳에서 쓰러졌습니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았던 양 씨는 결국 호흡곤란으로 숨졌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양 씨가 일하던 경비실에 감사의 편지를 붙이고 꽃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성금을 모아 유가족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늘 일을 찾아서 하시고 택배가 오면 '무거우면 제가 들어다 드릴까요?' 하고 (사망 소식 듣고) 저는 주저앉았죠."
채널A 뉴스, 김설혜 입니다.
영상취재: 김용우
영상편집: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