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선에서 패한 후보들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게 보통이었는데요.
올해 대선이 끝난 뒤에는 선거에서 패한 후보들이 곧바로 당 지도부로 다시 올라서 당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정치 문화의 배경과 영향을 전준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패한 후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갖는가 했지만, 한 달도 채 되기 전 귀국해 당권을 거머쥐었고, 핵심 친박계 청산에 나서며 당 쇄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표 (7월 3일) : 앞으로 쇄신하고 혁신해서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들의 신뢰를 받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잘하겠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대선 패배 후 제보 조작 사건이 불거지면서 정계 은퇴 요구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50% 넘는 지지율로 당권을 장악하며 반대 목소리를 잠재웠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8월 27일) : 여러분께서 저 안철수가 다시 국민 속으로 뛰도록 정치적 생명을 주셨습니다. 다시 실망 드리는 일 없을 것입니다.]
대선에서 패한 뒤 백의종군 뜻을 밝혔던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수수 논란으로 사퇴하자, 다시 당권 도전을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유승민 / 바른정당 의원 (지난달 29일) : 저는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바른정당의 대표가 되어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겠습니다. 국민과 당원의 힘으로 개혁보수의 희망을 지키겠습니다.]
이렇게 대선 후보들이 선거 패배 후에도 정치권 중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건 소통수단의 발달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해외로 나가거나 이슈에서 한발 물러나 있어도 SNS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한편으론 지금 야당에서는 마땅히 당을 책임질만한 인물로 손꼽히는 사람이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습니다.
이렇게 때문에 대선 때 경쟁하던 후보들끼리 다시 격돌하면서 설득과 타협은 더 어려워지고, 대결 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차재원 / 부산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 정치 복귀의 이유 자체가 앞으로 차기 대선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국익의 차원보다는 정략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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