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대...KTX 승무원 11년의 싸움 / YTN

YTN news 20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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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을 시켜주지 않기 위해 소속을 자회사로 바꾸는 '꼼수 이직'에 맞서다,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상의 스튜어디스'로 불리며 KTX 출발을 함께한 여성 승무원인데요.

'끝나지 않은 엄마들의 전쟁', 두 번째 이야기는 11년째 복직 투쟁을 하는 KTX 해고 승무원들의 이야기입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까만 바닥에 무릎과 팔꿈치, 이마를 붙이며 정성스럽게 큰절을 올립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의 오체투지.

[김승하 / KTX 1기 승무원·해고 : 안 쓰러지고 끝까지 가는 게 목표에요.]

온몸으로 말하면 들어줄까, 숨이 턱턱 막혀도 악바리처럼 버팁니다.

4시간의 오체투지가, 4천2백일 넘는 복직 투쟁보다 차라리 쉽습니다.

2004년 '지상의 스튜어디스'로 불리며 KTX 개통에 앞장선 여승무원 300여 명은, 2년 뒤 코레일 자회사인 철도유통으로 소속을 바꾸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2년 넘게 일하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하는 현행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 이직'.

이를 거부하다 잘린 승무원들은 단식 투쟁부터 철탑 농성까지, 기약 없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에게 지시를 받고, 승객의 안전 업무를 맡는 만큼, 자회사 고용은 불법 파견, 혹은 위장 도급이라며 맞섰지만, 1, 2심 승소에도 불구하고 끝내 지난 2015년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20대 청춘을 잃고, 빚만 떠안은 30대 엄마들은 해고 11년째에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김영선 / KTX 1기 승무원·해고 : 4천2백일 동안 하라고 하면 못했을 것 같아요, 희망 고문이라고 하잖아요, 조금씩 조금씩 될 것 같아서…. KTX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제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땀과 눈물을 쏟으며 입성한 서울역, 아직 버리지 못한 승무원 제복을 입고 '다시 빛날 우리'를 그려봅니다.

[정미정 / KTX 1기 승무원·해고 : 꼭 가야겠다, 다시 일해야겠다. 저희가 항상 외치거든요. 승객의 안전을 지키면서 다시 일하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YTN 조은지[[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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