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깨알 같은 글씨로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 돈벌이에 악용하는 기업들의 꼼수 마케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았지만, '1mm 글자'로 정보 제공 사실을 미리 알렸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던 홈플러스에 대해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홈플러스는 경품행사로 수집한 고객 2천4백만 명 정보를 보험사에 231억 원에 팔아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개인정보 활용하겠다는 고지를 행사 응모권에 1㎜ 크기 글자로 적어 이를 잘 몰랐던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1, 2심은 1mm 글자가 복권이나 의약품 사용설명서 등에서도 통용되는 크기이고,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 등 법률상 알려야 할 사항이 모두 적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개인정보 활용 고지사항 글자 크기가 1㎜에 불과한 점은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정한 수단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홈플러스 측이 사은 행사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 뒤 경품행사와 무관한 고객들의 개인정보까지 수집해 제삼자에게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가 홈플러스에 부과한 4억3천500만 원의 과징금 역시 취소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고 돈벌이에 악용하는 기업체들의 꼼수 마케팅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됩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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