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누진제에 따른 가정용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검침일에 따라 월별 전기료가 부과되는 기간이 달라, 한여름에는 가구별로 요금 차이가 크게 난다는 지적입니다.

김병용 기자입니다.

[기자]
주부 이수민 씨는 여름이면 항상 고민입니다.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 가전제품을 자주 써야 하지만, 전기요금 때문에 마음 놓고 쓰지 못합니다.

[이수민 / 서울 상도동 : 요즘 같은 무더위에 아이들이 있어서 에어컨을 자주 켜요. 특히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는 에어컨뿐 아니라 선풍기, 공기청정기, 제습기를 많이 사용해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이 씨의 걱정은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국전력은 한 달에 총 6일의 전기 검침일에 따라 한 달 요금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5일이 검침일이면 전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쓴 전기료가 계산됩니다.

검침일은 개별 가구가 선택할 수 없고, 한전이 지역별로 임의대로 지정합니다.

검침일이 15일인 이 씨 가구가 이달에 쓴 전기량은 657kWh로 납부할 전기요금은 26만 3,000원입니다.

만약 인근 동네처럼 검침일이 5일이라면 한 달 전기 사용량이 594kWh로 줄어, 요금이 5만 원가량 줄어듭니다.

전기료 구간 별로 누진 비율이 다르기 때문인데 여름철 가장 무더운 시기는 전기료 부과 기간에 따라 뜻밖의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한전 측은 이런 허점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검침일 차이에 따라 고객별로 유불리가 존재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특히 올해처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경우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곽상언 / 변호사 : 누진제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잘못 운영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전기요금을 산정하는 기간을 늦추면 사용 기간이 길어져 요금이 올라갑니다.]

최근 전기료 누진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인원이 만 명을 돌파하면서,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YTN 김병용[[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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