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회가 각박해지고 핵가족화가 심해지면서 전통 가치관인 효 사상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죠.
중국 동포들은 매년 이맘때면 어르신들을 위한 대규모 잔치를 열고, 웃어른 공경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박승호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여든에 가까운 어르신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장구춤을 춥니다.
오늘만큼은 노래 가사처럼 열여덟 소녀로 돌아갑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는 태권도 실력을 뽐냅니다.
조금 느리지만, 절도 있는 동작에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김기복 / 73세· 동포 1세대 : 한민족이 뭉쳐야 한다는 것, 이것을 느끼고 우리 한민족이 세계에서도 또 우리 중국에서도 우수한 민족이에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임수 / 74세·상하이 한국 노인회 회장 : 우리 노인들은 이렇게 크게 모이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이렇게 모이면 아주 기분이 좋지요.]
5년 전, 35명의 동포 노인들이 모여 처음 시작된 '한민족 어르신 큰 잔치'.
올해는 중국 전역에서 5백 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참가해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전통놀이를 즐겼습니다.
6살부터 80대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중국 최대 규모의 동포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곽기화 / 36세·동포 3세대 : 어머니 아버지 이제 남은 날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런 기회로 많이 기뻐하시고 하니까 저희 자식들이 고맙기도 하고요. 많이 감사합니다.]
특히 핵가족화로 점차 사라져 가는 효 의식을 되살리고, 경로사상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평세 / 76세·주최단체 관계자 : 자손들이 자기 모국이 어딘가를 알리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경로사상을 고취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 전통 놀이도 발전시켜서 우리 민족의 얼이 이 땅에 퍼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타향에서 어렵게 삶의 터전을 일군 어르신들.
앞으로 자손들이 이끌어갈 동포사회는 다툼 없이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YTN 월드 박승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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