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이른바 '란파라치' 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란파라치'는 김영란의 '란'과 파파라치를 합친 말인데요.
신고 포상금이 최대 2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란파라치'가 알아야 할 5계명도 나돌고 있습니다.
첫째,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와 시청과 구청 주변이 노다지.
둘째, 사무실 입구 앞에 있는 좌석배치표를 확보하라.
공직자 등의 얼굴과 이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내식당 안 가는 사람을 노리거나, 식사 장면을 찍고, 또 버려진 영수증도 주우라는 수칙도 있습니다.
실제로 공무원의 도시 세종시는 도시 전체에서 벌써 위축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청사와 가까운 한 한우전문 식당입니다.
이 식당은 이달부터 만5천 원짜리 '한우정식' 메뉴를 내놨습니다.
김영란법을 의식해 이윤을 좀 줄여가며 만든 식당의 고육책입니다.
그런데도 빈자리가 많습니다.
[이민구 / 한우식당 영업부장 : 8월 중순~말 사이에 손님이 줄기 시작해서 심할 때는 평소의 1/5 수준입니다.]
평소 예약 없이는 식사하기 힘들었던 곳이, 세종에서는 요즘 이 정도입니다.
불안한 공무원이 그만큼 안 움직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뭘 해도 되고 뭘 하면 안 되는지 교육은 받았지만, 괜히 트집잡힐까 걱정인 겁니다.
[00부 공무원 :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오해를 받을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물론 '잘 되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00부 공무원 : 요즘에는 (김영란법으로) 설명을 하면 많이 알아듣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공무원의 민원 처리에 좋은 점이 있지 않나…]
김영란법이 가져올 외부와의 활동 제약이, 세종의 고립을 더 깊게 할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00부 공무원 : 개인적인 관계의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직무 관련성 있는 사람과는 공식적인 만남을 더 하게 될 거고요.]
여기에 전국의 이른바 '란파라치'가 세종으로 몰리면서 석 달짜리, 여섯 달짜리 사글세가 올랐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 정도로 도시는 흉흉합니다.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들어선 지 3년째인 지금!
어느 정도 살만한 인프라가 형성돼 '활기'를 띄었던 도시 전체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위축되고 있는 건 누구...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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