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해 천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 도시 전주에 밤만 되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전주시청 앞에 있는 오래된 집창촌인 '선미촌'이 바로 그곳인데요.
전주시가 이 홍등가를 문화 예술 공간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백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깔리자 붉은 등이 켜지고 짙은 화장을 한 여성들이 거리로 나섭니다.
전주 시청 바로 건너편인 이곳은 1950년대부터 자리를 지킨 오래된 집창촌인 '선미촌'입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으로 규모는 줄었지만, 업소 40여 곳에서 80여 명이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전주 한옥마을과는 불과 800m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100m 인근에 학교도 자리해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나는 시민들도 눈살을 찌푸려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골칫거리였던 이 공간을 퇴거시키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업주들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선민촌 비상대책위원 : 바로 문을 닫으라고 하면 생계가 어렵다 보니 막막한 심정이죠. 이곳이 없어져도 성매매가 음성적으로 갈 수밖에 없을 텐데 최소한 살아갈 수 있도록 생계를 생각해줘야죠.]
전주시는 전략을 바꿔 이곳의 업종을 자연스럽게 문화 예술 분야로 바꿔나가기로 했습니다.
우선 예술인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성매매 업소 건물 두 곳을 사들였습니다.
이곳에서 미술전과 여성 인권 전시회, 쪽방 생활체험 프로그램 등을 열 계획입니다.
또 2022년까지 67억 원을 들여 시민들이 모이는 공원을 만들어 성매매 업소의 업종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김승수 / 전주시장 : 이런 공간을 잘 살려서 기능을 전환하고 공방 촌이나 예술촌으로 만든다면 오히려 누구나 꺼리는 공간들이 도심 속에 아름다운 공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고 시민들의 휴식처가 될 수도 있고….]
'도심 속의 외딴 섬'인 전주 선미촌이 이번에는 업주들의 반발을 이기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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