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분단의 세월을 겪으면서 남한과 북한의 청년들은 이제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의 역사만은 모두 가슴 깊이 공유하고 있는데요.
탈북민들과 남한 대학생이 함께 일본을 찾아 민족의 비극을 마주하며, 언젠가 하나가 될 조국을 그렸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잔잔한 해안을 따라 일본 하시마 섬이 눈에 들어옵니다.
1960년대까지 탄광 도시로서 일본 근대화를 상징했던 이 섬은 마치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 끌려왔던 조선인들에게는 지옥도로 불렸던 곳입니다.
일본 나가사키 항에서 18km 떨어진 이곳 하시마 섬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 징용으로 끌려왔던 조선인 수백 명의 억울한 한이 서려 있습니다.
북한 탈북민들과 남한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조국의 아픔과 마주합니다.
조선인 800여 명이 지하 천 미터 아래 해저 탄광에서 가혹한 노역에 시달리다, 끝내 백여 명은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은희 / 2006년 탈북 : 강제로 와서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을까. 우리는 탈북민인데. 탈북민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 대한 향수가 계속 남아있는데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는 그런 심정에서.]
피폭 도시 나가사키는 더 큰 아픔입니다.
강제징용돼 원폭에 희생됐을 것으로 보이는 조선인은 만여 명.
한반도의 후손들은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고향을 그리며 숨져갔을 선조들의 넋을 위로합니다.
[최복화 / 1999년 탈북 : 어쨌든 이 땅에서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겠죠. 가장 좋은 방법은 평화적인 협력·교류를 통해서. 가장 바라는 것은 평화적인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전쟁의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은 조국.
통일 전까지는 다시 밟을 수 없는 고향.
처음 마주한 역사의 현장에서 탈북민들은 오늘도 남북이 하나 돼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그 날을 가슴 깊이 염원했습니다.
YTN 최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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