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죽음을 앞둔 한 할머니와 동네 주민들이 맺은 약속이 32년 동안 한결같이 지켜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작지만 전 재산을 내놓으며 딱 한 가지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황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햇볕이 내리쬐는 7월의 어느 날.
충북 청주시 외곽의 한 공원묘지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68살 신재우 씨.
익숙한 듯 잡초를 제거하기 시작하는데요.
[신재우 / 충북 청주시 용담동 복지협의회 대표 : 제사 지내기 한 달 전이나 지내고 한 달 후나 한 번씩 와요.]
뜻밖에도 이 묘소의 주인공은 신 씨의 가족도, 친척도 아닌, 같은 마을에 살았던 이웃 아주머니.
고 김금옥 할머니입니다.
1981년 가을.
이 마을에 살던 김금옥 할머니는 세상에 마지막 남은 재산인 조그만 땅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선뜻 내놨습니다.
[고순식 / 충북 청주시 용담동 복지협의회 대표 : (마을의) 진실한 양반들한테 (땅문서) 인수를 해주고 가셨지.]
대신 딱 한 가지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고순식 / 충북 청주시 용담동 : 아들도 없고 딸도 없고 아무도 없으니까...]
[신재우 / 충북 청주시 용담동복지협의회 대표 : 할머니가 원하는 건 제사나 지내달라. 자손이 없으니까.]
신재우 씨는 바로 김할머니가 기증한 땅을 종잣돈으로 해 세운 복지협의회의 대표입니다.
이젠 마을 축제가 된 할머니 제사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신재우 / 청주 용담동 복지협의회 대표 : 제사 지낸 음식으로 노인들끼리 경로잔치하고 식당에서 식사 같이 하고 거기서 건의사항 있으면 받고.]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벌써 32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6월 28일에도 할머니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고순식 / 충북 청주시 용담동 : 집도 그냥 좋은 데도 못 살았어. 항상 딱하게 생각하고 우리는. 그걸(땅문서) 동네에다 들여 놓고 돌아가셨으니까 제사를 1년에 한 번씩 잘 지내드렸어요.]
할머니의 제사상이 차려진 바로 이곳이 할머니가 기부한 땅입니다.
처음엔 그냥 논바닥이었던 땅은 택지개발에 포함되면서 값이 크게 뛰었다고 합니다.
[신재우 / 청주 용담동 복지협의회 대표 : 몇십 배가 아니라 백배는 올랐을 거예요. (김금옥 할머니의 좋은 뜻이 효과를 발휘한 건가요?) 그렇죠. 평당 오만 원도 안 가던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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