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현실의 이야기가 허구의 세계보다 훨씬 극적인 경우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픽션을 가미한 영화로 만들었을 때 감동과 사실감은 더할 수 있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영화가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자세한 소식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자.
Q) 최근 극장가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영화가 잇따라 개봉했다. 어떤 영화들인가.
A) 우선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연평해전]이 있다. 바로 오늘이다. 한일 월드컵이 국민적 열기 속에 한창 막바지로 치달아가던 지난 2002년 6월29일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면서 벌어진 남북 해군간 교전을 영화로 담아냈다. 당시 우리 해군의 참수리호에서 북한군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6명을 비롯한 장병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현우, 김무열, 진구 등이 주연하고 있다. 또 [극비수사]가 있다. 지난 1970년대 말 부산에서 일어난 어린이 유괴사건을 배경으로 유괴범을 검거하려는 형사와 역술인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영화이다. 김윤석과 유해진이 주연하고 [친구] 등 흥행작을 통해 스타감독으로 불리는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소수의견]이라는 작품도 상영 중이다.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진압 경찰관과 함께 숨진 아들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는 법정 드라마이다. 아들을 잃은 철거민과 그를 대리하는 젊은 변호인단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검찰에 맞서는 이야기다. 지난 2009년 서울 용산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벌어졌던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윤계상과 유해진이 변호사, 김옥빈이 사회부 기자 역을 맡아서 사건을 풀어간다.
Q) 각 영화의 흥행 성적은 어떤가.
A) 말씀드렸다시피 [연평해전]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이후 일요일인 28일, 어제 현재까지 전국 1000여개관에서 143만8000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극비수사]는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650여개관에서 어제까지 21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연평해전]과 함께 개봉한 [소수의견]은 380여개관에서 상영 중인데...21만5000여명을 불러 모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월드]가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4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1위와 3, 4위가 모두 한국영화라는 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Q)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는 유난히 부진했던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영화가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한국영화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는 시선도 나온다.
A) 최근까지 한국영화는 점유율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평해전]과 [극비수사] 그리고 [소수의견] 등이 개봉하고 또 관객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올해 여름 시즌 한국영화의 새로운 선전을 기대하게 한다. 상반기 한국영화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등 예상치 못했던 일부 외화를 포함해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기대작의 흥행으로 상당히 고전했다. 또 누적 관객 400∼500만명을 동원하는 이른바 중대박 흥행작이 상반기 한 편도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메르스의 여파로 극장가 관객이 조금 줄어들면서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연평해전]과 [극비수사] 그리고 [소수의견] 등이 개봉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영화는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다.
Q) 그런 기대감을 키우는 건 어쩌면 최근 개봉작들이 지닌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현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A) [연평해전]은 서해상 남북한 교전의 긴박하고 치열했던 현장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연평해전]은 제작 당시 투자배급사가 바뀌고 처음부터 다시 배우를 캐스팅해 재촬영하는 등 어려움도 겪었는데...호국보훈의 달인 6월 특히 연평해전 13주기를 맞는 시점에 개봉해 다시 한 번 당시 비극적인 상황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극비수사]는 유괴된 어린이와 유괴범을 찾아나서면서 절박한 심정일 수밖에 없는 형사와 그를 돕는 역술인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