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10시 31분, 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들이 선관위 청사 2층 전산실에 침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담화가 끝난 지 불과 2분 만입니다.
군인들은 전산실 내부 이곳저곳을 돌며 각종 서버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특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관심을 보였던 서버엔 '통합명부시스템'이란 글자가 보입니다.
전국 유권자 명부를 통합 관리해, 어느 지역에서 투표하든 이중투표를 막을 수 있게 한 사전투표 제도의 핵심 기반입니다.
선관위에 국회보다 많은 계엄군을 투입한 목적이 '부정선거 의혹 해소'였다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장면입니다.
[박정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장면을 보며 오랫동안 극우 보수 음모론자들이 주장했던 22대 총선 부정 선거 궤변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무장 계엄군은 선관위 직원에게 신분과 소속, 진입 목적을 밝히지 않고 전산실에 들어갔습니다.
통합선거인명부 말고도, 보안 서버 등을 촬영하며 30분 이상 머물렀습니다.
누군가와 통화하며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한 듯한 장면도 찍혔는데, 야당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을 서둘러 의결하지 않았다면 군이 사전투표 선거인 명부를 탈취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대통령 담화 직후, 포고령이 공포되기도 전에 발 빠르게 선관위 장악에 나선 건 사전 계획이 있었다는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란 분석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양영운
화면제공 : 더불어민주당
자막뉴스 : 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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