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도쿄의 최고 번화가에서 길거리 음주를 금지하는 조례가 만들어졌습니다.
사건사고가 많아서인데요. 효과가 별로라네요.
<세계를 가다> 김민지 특파원이 단속 현장에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일본 도쿄의 대표 번화가인 시부야.
하루 역 이용객 수만 26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사람들이 붐비다보니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시부야구 단속반]
"(이달) 1일부터 길거리 음주가 금지 됐습니다."
구청 단속반이 길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다가가 제지를 하자 남성은 남은 술을 한 번에 다 마십니다.
심지어 외국인이라 우깁니다.
[현장음]
"술 안 마셨어요. (일본인 아니세요?) 외국인입니다. 러시아."
시부야구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노상 혹은 공공 장소 음주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일본 지자체 중에선 처음입니다.
특히 한국의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경찰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더니 음주 금지 조례를 비웃듯 양손에 술을 들고 마시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현장음]
"(실례합니다만 이달 1일부터는…) 안 마신다고! (마시고 있네요!)"
20명 가까운 단속반원이 매일 저녁 단속을 하고 있지만 계도는 쉽지 않습니다.
[사토 / 도쿄도민]
"(거리 음주 금지된 것 몰랐나요?) 몰랐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볍게 마셨어요.“
벌써 2시간 동안 모은 캔은 40개 이상입니다.
주말 평균 300개 이상 캔을 수거한다고 하는데요.
올 한 해 시부야구는 거리 관리 비용에 11억 원을 쓸 예정입니다.
문제는 아직 처벌 조항이 없다는 겁니다.
[잭 / 미국인 관광객]
"(시부야에서) 젊음의 문화와 술을 즐길 수 있어요. 벌칙도 없으니 (적발 당해도) 계속 마실 겁니다."
이렇다보니 SNS에는 단속을 비웃듯 시부야에서 몰래 술 마시는 법까지 공유되고 있습니다.
[현장음]
"편의점 치킨 봉투로 술을 가리면 아무도 모를 겁니다.“
시부야구청 측은 단속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벌칙 규정도 만들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차태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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