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식당 앞에 마약이 든 쇼핑백이 놓여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식당 직원은 마약 주인을 잡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건물 1층에 검은색 모자를 쓴 남성이 걸어옵니다.
무언가를 찾는 듯 전화기를 쥐고 두리번거립니다.
잠시 뒤 출동한 경찰이 남성에게 뛰어가 붙잡습니다.
경찰에 에워싸인 남성이 도망가려 하지만 제압 당합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8시 30분쯤 마약 의심 물질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겁니다.
이곳에서 낯선 쇼핑백을 발견한 식당 직원이 안을 살펴봤더니 마약이 들어있었습니다.
곧바로 근처에 있는 배송백에 숨겨 놓은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 직원은 남성이 쇼핑백의 행방을 묻자 모른다고 잡아떼면서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을 벌었습니다.
실제 쇼핑백에는 케타민이 들어 있는 지퍼백 22개와 간이 저울 등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남성의 주머니에서도 지퍼백 5개를 찾았습니다.
이날 압수한 케타민은 27g, 약 3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남성은 자신이 갖고 있던 케타민을 잠시 가게 앞에 둔 뒤 다시 가지러 갔다 덜미가 잡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남성은 지난 2020년, 수억 원대 마약을 매수·판매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지난 5월에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원식/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2과장]
"(피의자가) 단순 투약보다는 클럽 등 유흥가에 마약류를 공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고요."
경찰은 남성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어제 구속 송치하는 한편, 신고자에게 포상금과 감사장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채희재
영상편집: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