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도 없었던 두 앙숙…미 대선 첫 TV토론 90분 혈투 종료
[앵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첫 TV토론이 조금 전 끝났습니다.
4년 만에 재대결을 펼치게 된 바이든, 트럼프 두 후보의 90분간 혈투를 워싱턴 연결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정호윤 특파원 전해주시죠.
[기자]
두 후보의 TV 토론은 악수도 없이 시작됐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시간의 흐름대로 이번 토론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경제 분야를 놓고 바이든 대통령이 포문을 열었는데요.
트럼프 정부가 망쳐놓은 경제 상황을 자신이 되돌려놨다며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도 맞불을 놨는데요.
자신의 재임 기간 경제와 국방 분야가 강화됐고, 오히려 바이든이 경제를 도탄에 빠뜨렸다고 되받았습니다.
서로가 재임 중 미국 경제가 최고의 호황을 맞았다고 주장했고요.
상대 후보는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고 공세를 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매우 뜨거운 쟁점으로 분류되고 있죠.
낙태 문제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트럼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이슈로 꼽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재임 당시 낙태를 허용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각 주마다 결정을 내리고 있고, 사안에 따라 낙태를 허용할 수도 있다고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바이든이 낙태를 급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역공을 펴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당시 결정이 너무 많은 여성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여성들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할 경우 정치인이 아닌 의사의 판단을 참고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국경 장벽으로 상징되는 불법 이민 문제로 넘어가 보죠.
어떤 설전이 벌어졌습니까?
[기자]
네, 이 주제는 반대로 트럼프가 공세를 취하고 바이든이 수비에 나서는 모습으로 진행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겠다고 하자, 트럼프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재임 기간 국경이 가장 안전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테러리스트에게 국경을 열어줬다고 몰아붙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되받았습니다.
트럼프는 시종일관 정면만 응시하며 얘기했는데요.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의 발언 중간중간 마치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습니다.
[앵커]
외교 분야를 놓고는 역시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죠?
[기자]
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트럼프는 푸틴이 바이든을 얕잡아봐서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든이 아니었으면 푸틴이 우크라를 침공하지 않았을 거라고 단언한 건데요.
바이든은 이렇게 많은 거짓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고요.
트럼프가 푸틴을 향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라고 말했고 실제로 푸틴은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토론도 뜨거웠습니다.
바이든은 누구도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하길 원치 않는다며 중요한 건 이스라엘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전쟁은 계속해선 안 된다고 말했고요.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시민들도 바이든이 나약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유럽, 나토의 방위비 분담을 문제 삼았고, 미국이 불평등한 상황을 바이든이 만들었다고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앵커]
이번엔 지난 대선 직후 벌어진 1.6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한 얘기도 살펴보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취임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고, 표적 수사 때문에 당선이 됐다.
그래서 공정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런 이유를 들며, 2021년 미 의회를 공격했던 이들은 애국자고,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요.
트럼프가 폭도들을 불러들였다고 밝히며 가장 중범죄자는 트럼프고, 지금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도덕성과 직결된 문제일 텐데요.
어떤 공세와 방어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 배우와의 성 추문은 없었던 일이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바이든의 압박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대해 알게 될수록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요.
특히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에게 보복하겠다고 한 트럼프의 오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런 발언은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고 분노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최악의 대통령이자 모든 것은 날조극이라고 맞섰습니다.
[앵커]
잠시 광고 시간을 틈타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두 후보는 이후에도 설전을 이어갔죠?
[기자]
네, 고물가,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놓고 서로의 책임을 묻는 모습이 연출됐고요.
앞서 다뤘던 이민자 문제나 도덕성 문제를 반복해서 언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무역 적자에서 시작된 대중국 정책을 두고도 확연한 견해차를 드러냈습니다.
미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마약 문제, 특히 펜타닐과 관련한 두 후보의 통제 방안을 두고도 입씨름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의 나이에 대해선 어떤 얘기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이 질문은 사회자가 던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중 성과를 내세우면서 '나이는 문제 될 게 없다, 앞으로도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보고만 있을 트럼프가 아니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아주 건강하고, 특히 골프회원권이 2개나 있고, 공을 아주 잘 친다고 말해 바이든 대통령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골프 대결도 전혀 문제 될 거 없다"고 말했습니다.
두 후보 모두 마치 '내가 제일 건강해'라고 자랑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앵커]
토론 말미에 사회자가 아주 의미 있는 질문을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