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마가 코앞인데, 기록적 폭우에 사망 사고가 났던 반지하촌 일대는 아직도 무방비 상탭니다.
물막이판 같은 침수 방지시설 없는 곳, 여전히 많은데요.
다시간다, 김태우 기잡니다.
[기자]
[현장음]
"안에서 열어야 해. 밑에 잠금장치 열어!"
지난 2022년 8월, 폭우로 서울 신림동 반지하촌은 물바다가 됐습니다.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시는 며칠 뒤 반지하 대책을 내놨는데요.
[오세훈/서울시장 (지난 2022년 8월)]
"대표적인 침수 취약지이자 열악한 주거 형태인 반지하·지하 주택을 없애 나가겠습니다."
여름 장마가 다가오는 지금, 어떻게 됐는지 다시 가 봤습니다.
침수로 세모녀가 숨졌던 반지하 주택, 이곳은 참사 이후 2년째 텅 비어 있습니다.
바로 옆 반지하에 살던 주민은 인근 지상 주택으로 이사했습니다.
[옆집 주민]
"비가 올 때마다 겁이 나는 거야. 이것도 또 잠기면 어떡하나…"
정부와 서울시는 이주비, 무이자 대출로 반지하 주민들의 이주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지하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A씨 / 반지하 주택 주민]
"돈이 없으니 반지하에서 살아야 하는 거지 뭐."
[B씨 / 반지하 주택 주민]
"지상으로 올라가면 벌써 집값이 다르니까, 보통 보면 할 수 없이 다들 주저앉아 있어요."
급한 대로 반지하 주택 창문과 출입구에 물막이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막이판 설치가 필요한 10곳 중 4곳 꼴로 아직 지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김태우 / 기자]
"서울 신림동에 있는 한 반지하 주택인데요. 창문에는 이렇게 물막이판이 설치돼 있지만, 더 낮은 위치의 현관문에는 별다른 침수 방지시설이 없습니다."
설치된 곳도 제역할을 못하거나 관리가 엉망입니다.
물막이판을 끼우는 틀이 한 쪽만 남아 있거나 아예 뜯겨 나갔습니다.
전선 구멍을 물막이판에 뚫어놔 물이 그대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곳도 보입니다.
[구청 관계자]
"(물막이판) 유지 관리에 대한 부분은 건물주 분들이 하는 게 맞아요. 저희가 그 부분까지 어떻게 하나하나 하는 게 쉽지 않은 거죠."
침수 취약 반지하 주택을 매입해 거주를 막겠다는 계획은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세입자 승계 등 매입이 곤란한 경우가 많은데다 매입 가격을 두고 집주인과 의견차도 큰 겁니다.
[김명자 / 부동산 중개업자]
"월세를 가지고 생활을 하시잖아요, 그런 분(집주인)들은. 그래서 이거(집) 팔아도 딱히 갈 데도 마땅치 않고…"
당장 내일부터 시작되는 장마 앞에 반지하 주택 주민들의 불안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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