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인플레·환경'에 염증 느낀 유권자들…유럽서 극우 돌풍 불렀다
[앵커]
유럽의회 선거에선 예상대로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며 의석수를 늘렸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집권 여당이 극우 야당에 참패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나타난 극우 돌풍의 배경은 무엇인지, 강재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펜데믹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이민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정부의 재정 긴축으로 팍팍해진 살림, 친환경 정책에 대한 반감.
유권자들이 말하는 극우 세력 지지의 이유입니다.
"(농사 지을 때) 친환경 비료를 써야 하고, 휴한지가 있어야 하며, 2035년에는 도로 위에 전기차만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정책들은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유럽의 친환경 정책인 "그린 딜"을 반대하는 농민들이 선거 전 대규모 트랙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극우 정당이 크게 우세했던 프랑스와 독일에선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두 국가에서 많은 표를 얻은 강경 우파 정당들은 이민자 유입 제한을 주장하고 국가 우선주의를 추구합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나라에 역사적인 재앙입니다. 사람들이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극우, 극좌 정당들이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개로 유럽과 반목하는 러시아는 유럽에 부는 극우 바람을 반가워하는 분위기입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숄츠 총리를 겨냥하며 "역사의 잿더미 속으로 사라질 때"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빈대가 어떻게 마크롱을 무너뜨렸나'란 기사를 통해 이번 선거 결과에 러시아발 가짜 뉴스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빈대 출현 소동이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됐는데, 이민자들이 빈대를 퍼뜨렸다고 러시아가 온라인상에서 선동했다는 겁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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