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의 성공 이후 소액 투자자를 모아 제작비를 충당하는 '크라우드 펀딩'이 영화계에도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펀딩에 참여하면 신인배우에게는 배역을 주고, 사업가에게는 계열사를 만들어 사업을 키워주겠다며 접근하는 신종 사기가 등장했습니다.
영화 배역이 간절한 신인배우 뿐 아니라 현직 검사와 한의사 등 전문직들도 이 수법에 넘어갔습니다.
강내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신인배우 이 모 씨는 지난해 영화 제작자 A 씨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제작하는 영화가 있는데,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면 배역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판도라'가 자신이 제작이사로 참여한 작품인데,
'크라우드 펀딩'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펀딩은 3개월 내로 만료되니 손해 볼 것도 없다고 안심시켰습니다.
다른 직군에서 일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배우로 전향해 출연이 간절했던 이 씨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이 증서에 서명했습니다.
[이모씨 / 신인배우 제보자 : 펀드 증서 이전부터 (캐스팅) 얘기를 했고 이거를 하면은 더 확률이 높아질 거다. 감독한테도 더 잘 말해볼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죠. 이제 (펀드 서명) 이후에 (캐스팅) 확정됐다고….]
하지만 영화는 제작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이 씨는 결국 원금을 날려야 했습니다.
A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은 연기자 말고도 다양했습니다.
애견용품 사업을 하는 이 피해자에게 A 씨는 제품 PPL을 공짜로 해주고, 영화제작사의 계열사를 차려 사업을 키워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안 모 씨 / 사기 피해 제보자 : 너희 제품 공짜로 (PPL) 해주기로 했으니 지금 애견 사업 관심 있고 주주들 설득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서로의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들은 지난 2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A 씨와 그가 소속된 제작사의 등기부상 대표 B 씨를 사기죄로 고소했습니다.
고소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4명. 총 피해 금액은 6,900만 원입니다.
이들과 별도로 고소했거나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은 피해자도 있어 전체 피해규모는 억대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현직 검사, 한의사 등 전문직도 포함됐습니다.
YTN 스타 강내리입니다.
YTN 강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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