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64개 나라에서 세계 인구의 절반이 선거를 치르는 그야말로 '선거의 해'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자 축제로도 불리는데, 정작 많은 나라들에선 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가 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배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각 지난 달 17일 인도 델리. 총선을 앞두고 유세를 하던 한 후보에게 지지자가 다가가 꽃을 걸어줍니다.
그런데 이 남성.
갑자기 후보의 목을 가격합니다.
지지자로 가장한 반대파가 테러를 벌인 겁니다.
현지시각 그제 멕시코에서는 운전 중인 한 시의원 후보에게 한 남성이 다가와 머리를 폭행하고 삿대질을 합니다.
시비가 붙은 사이 또 다른 남성이 다가오더니 총을 쏩니다.
시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후보가 갱단의 총에 맞아 숨진 겁니다.
정치인 테러는 각국의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멕시코의 한 싱크탱크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선거 도중 목숨을 잃은 후보와 그 가족의 수가 최소 9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년 전 같은 선거 때와 비교해 희생자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일에선 최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을 흉기로 공격하는 등 테러가 빈번해 졌습니다.
[프란지스카 기파이 / 베를린 상원의원]
"매우 걱정되는 수준입니다. 최근 이런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고 화가 납니다."
독일 경찰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테러를 당한 정치인이 22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야스민 라이들 / 뮌헨 연방군사대학 정치학자]
"당연히 정치에 대한 불만족과 화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폭력으로 주장을 내보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가 대체로 경제 위기 등 사회 불만과 맞물리며 극단적인 폭력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에콰도르에서는 최고 수준의 경호를 받아야 할 대통령 후보까지 암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신화 /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경제가 나빠지고 (생활) 환경 같은 부분들도 좀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정치인에 대한 극한 불신이 표출된 게 아닌가."
미국 외교협회도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극단주의 폭력 발생 위험이 심각하다"고 경고하는 등 전 세계가 정치인 테러에 긴장 중입니다.
세계를 보다 배정현입니다.
영상편집: 방성재
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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