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족벌 150개 판치는 필리핀, 대선 향방은?

채널A News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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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두테르테’ 같다는 표현을 놓고 설전을 벌였죠.

이 필리핀 대통령이 어떤 인물이길래 그럴까요?

지지율이 90%까지 치솟았지만 후진적 정치 고질병인 ‘가족세습정치’를 하려다 발목이 잡혔습니다.

오죽하면 두테르테의 비리를 파헤친 언론인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까요.

세계를 보다, 강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두테르테, 범죄자는 죽여도 좋다고 말합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2016년)]
"(범죄자가 저항하면) 쏴서 죽여버리라고 할 거예요. 알아들었어요?"

대당 수억 원짜리의 외제차와 고가의 오토바이 밀수품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쇼를 하기도 합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2018년)]
"제가 폐차를 지시했습니다. 부패는 아직 남아있고, 하루아침에 부패를 다 척결할 수도 없겠죠."

그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뜨겁지만, 6년 단임제인 필리핀에서 두테르테는 내년 대선에 또 나갈 수 없습니다.

그러자 그는 부통령에 입후보할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꼼수라는 지적이 일었고, 국민 60%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지난 2일)]
"오늘 전 저의 정계 은퇴를 선언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물러난다지만, 40대 딸의 대권 도전설이 꾸준히 나옵니다.

이미 아버지가 물려준 다바오시 시장 3선을 노리고 있는 사라 두테르테입니다.

그도 아버지 못지 않은 다혈질입니다.

한 남성 경찰을 손을 까딱하며 부르더니 그새 주먹을 휘두릅니다.

철거민의 권리를 지켜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무형 / 필리핀 교민]
"그런 것들이 '오, 나를 대신해서 응징을 했어' 이렇게 속 시원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인기가 굉장히 좋은 정치인이다."

그는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대선 여론조사 1위 입니다.

[사라 두테르테 / 필리핀 다바오 시장(지난 3월)]
"비록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힘과 단결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많은 필리핀 가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필리핀의 족벌 세습정치는 유명합니다.

부와 권력을 마르코스, 아키노, 아로요 가문을 중심으로 한 150여 개 족벌이 여전히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눈에 띄는 출마자는 세계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권투 영웅입니다.

[매니 파퀴아오 / 상원의원(지난달 29일)]
"저는 오늘 은퇴를 선언합니다. 굿바이, 권투. 내 인생을 바꿔줘서 고마워."

다만 그가 정치판에서 상처 입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국민도 있습니다.

[후아니토 바다니오 / 필리핀 주민]
"파퀴아오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치판에서 실패할 수도 있고, 그의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 때 90% 넘는 지지율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두테르테.

하지만, 최근 드러나는 부패 혐의로 역대 정권과 똑같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오래된 권력은 부패한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세계를 보다> 강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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