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갈등의 골 만드는 中 결혼 지참금

채널A News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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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측에 돈을 주는 '차이리'라는 풍습이 있죠. 

갈수록 금액이 커지면서 흉기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중국 청년들 늘고 있는데요,

악습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세계를 가다, 이윤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가정집에 법원 직원과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왕웨이 / 후난성 닝샹시 법원 관계자]
"여성 분이 화장실에서 나오면 닝샹시 법원으로 연행할 겁니다."

아내에게 숨겨둔 아들이 있다며 사기 결혼을 주장한 남편은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결혼 당시 아내에게 준 우리 돈 5000만 원 상당의 '차이리', 결혼 지참금 반환을 요청했지만 여성이 거부하자 법원이 나선 겁니다.

[아내]
"받은 돈 이미 다 썼는데 어떻게 돌려줘요. 직업도 없는데다 저당까지 잡혔다고요."

결혼 지참금은 신랑 측이 신부 가족에 존중을 표시하는 관습이지만, 갈수록 거액이 되면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파혼한 뒤 차이리를 돌려받지 못한 남편이 전 장모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차이리를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아선호 사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000만 명이나 많은 성비 불균형 문제가 차이리를 끊어내기 힘든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문금단 / 중국 변호사]
"차이리는 일종의 (중국 전통) 문화라서 완전한 금지는 어려울 겁니다."

중국인들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중국 여성 A]
"없어져야 할 관습입니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거죠."

[중국 여성 B]
"주는 게 맞죠. 부모가 자식들에게 주는 첫 선물이죠."

최근에는 저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원톄쥔 / 중국 인민대 교수]
"현재 결혼의 물질화는 각종 사회 문제 특히 출산율 하락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고가의 차이리가 부담스러워 차라리 비혼을 선택하는 젊은 층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 남성 C]
"너무 많은 차이리는 감당이 안 돼요."

중국 산둥성의 한 지역에선 우리 돈 170만 원 이하로 차이리 상한액을 정하는 등 지자체들의 자구책도 등장했지만 차이리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위진량(VJ)
영상편집: 이태희


이윤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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