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 360]“너무 쉽게 수면제 중복 처방”…SNS로도 거래

채널A News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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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의 마약 투약 혐의와 더불어 수면제 대리처방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적잖은 충격을 안겼습니다.

마약류로 분류되는 수면제를 어떻게 쉽게 대리처방 받을 수 있었던 건지, 일선 병원의 허술한 관리 체계를 취재했습니다.

사건현장 360, 이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내과.

잠을 잘 못 잔다는 말을 꺼내자, 곧바로 수면제를 원하느냐고 되묻습니다.

[현장음]
"(잠을 잘 못 자서요) 그래서 수면제를 좀 처방 받으러 오셨어요?"

병원 첫 방문이지만, 수면제를 더 달라는 말에 바로 최대치를 처방해줍니다.

[현장음]
"(양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 제일 최대가 한 달에 한 통 받을 수 있어요. (몇 개 주시는 거예요?) 28개요."

처방 받은 약은 졸피뎀 성분이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

부작용을 우려하는 질문에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합니다.

[현장음]
"(부작용 같은 거는 혹시 있을까요?) 한번 먹어보고 솔직히 잠을 못 자는 것보다는 그렇게 해서 좀 자는 게 좀 아침에 낫지 않을까요?"

약국의 반응도 마찬가집니다.

[현장음]
"부작용이 있을 순 있어요. (근데) 확률이 낮은 거잖아요. 보편적으로 아주 많이 쓰이는 기본 수면제예요."

"잠이 오지 않는다"는 말 한 마디로 2분 만에 처방받은 한달치 수면제입니다.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중독성도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10년 동안 수면제를 복용했다는 30대 A씨.

약을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A 씨]
"'집에 놓고 왔다, 약을 분실했다' 하면 재처방은 수월하게…(4월 초에 받으신 건데 아직 다 안 드신 거예요?) 좀 중복이 되다 보니까 약이 계속 남더라고요."

수면제를 처방 받으면, 복용기간이 끝날 때까지 중복 처방이 안 되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잘 안 지켜지는 겁니다.

병원 처방이 막힐 땐 불법 구매처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B씨]
"의사들한테 어느 순간 제가 아부를 떨고 있고 약 못할까 봐. 그래서 이제 텔레그램으로 알아봤는데…."

텔레그램 판매자들은 수면제 인증샷까지 보여줍니다.

[B 씨]
"1만 원에 구한 거면은 거의 40배 이상을 받고 파는 건데 장사가 되겠죠."

손쉬운 수면제 처방의 대가는 처절했습니다.

[B 씨]
"잠을 20일 동안 못 자니까 이게 진짜 막 앞도 안 보이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밥도 안 넘어가고 이게 사람이 폐인이 되는 거예요."

[A 씨]
"마약을 한 것처럼 붕 뜯는 기분이 좀 들다 보니까…편의점에서 뭐 사먹고 들어왔는데 다음 날 일어나면 이제 기억을 못하는 거죠. 다시 돌아가면, 다른 방법을 찾아봤을 것 같아요."

사건현장 360 이준성입니다.

PD : 김지희 최수연
작가 : 주하영


이준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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