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뇌전증 일으킨 운전자…결국 사고까지
차량 주변으로 시민 모여들어 구조 활동 나서
인근 슈퍼마켓에서 망치까지 들고 와 도움 손길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영웅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일 수도 있습니다.
울산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정신을 잃고 사고를 낸 운전자를 시민들이 힘을 모아 구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오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회전하던 SUV가 길 가운데 갑자기 멈춥니다.
한참이 지나도 움직임이 없자, 뒤에서 기다리던 운전자가 내려 운전석으로 다가갑니다.
이상함을 느끼고 신고하는 사이, 여러 시민이 모여들어 멈춘 차량 운전자를 살핍니다.
"119죠. 차 안에 사람이 발작하고 있어서요. (차에 사람이 발작하고 있어요?)"
그 순간, 멈춰있던 차량이 갑자기 움직이더니 주차된 다른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알고 보니, 운전자는 뇌전증을 일으켜 사고가 나도 움직임이 없는 상태.
모여있던 시민이 우산과 주먹으로 차량 창문을 내려치지만 깨지지 않습니다.
결국,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슈퍼마켓에서 망치까지 들고 와 창문을 깨고 사고 운전자를 밖으로 꺼냅니다.
그러고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운전자 곁을 지킵니다.
[최유경 / 사고 현장 인근 슈퍼마켓 사장 : 안 되겠다 싶어서 마트에 들어가서 망치 갖고 와서 깨고 난 뒤에 사람 구했는데 마침 119에서 오셔서 바로 빨리빨리 진행됐어요.]
최초 신고를 하고 망치를 받아 차량 창문을 깨 운전자 목숨을 구한 시민은 33살 전지훈 씨.
스포츠센터에 근무하면서 받아둔 인명 구조·안전 교육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지훈 / 응급 환자 구조 시민 : 평소에 스포츠센터 근무를 해서 어느 정도 인명 교육이나 안전 교육을 배경 지식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추후에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주저하지 않고 인명을 구하는 데에 앞장설 것 같습니다.]
시민 영웅들이 건넨 관심과 도움에, 운전자는 치료 후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박은영 / 울산 삼산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차량 밖으로 구조해 주신 덕분에 저희는 수월하게 환자를 구급차 안으로 이송해서…]
소방 당국은 이웃 목숨을 구한 전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행동하는 용기를 격려했습니다.
YTN 오태인입니다.
YTN 오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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