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는 마시는 물도 명품시대입니다.
해외에선 단순히 수분 보충을 넘어 물의 맛과 효능까지 신경 쓴 고급 생수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 병에 수십만 원을 호가합니다.
세계를보다, 김용성 기자입니다.
[기자]
그리스 아테네에 모인 심사위원들, 천연 탄산수를 받아 맛을 보고 점수를 매깁니다.
[현장음]
"깨끗하고 신선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습니다."
물맛을 감별하는 ‘워터 소믈리에’들이 세계 각지의 물을 평가하는 시음 대회입니다.
이들이 평가하는 것은 자연산 물 이른바 '파인워터'입니다.
[마이클 마스카 / 파인워터소사이어티 협회장]
"땅에 떨어진 빗물은 길게는 수천 년 여정을 떠납니다. (이 여정이) 물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와인처럼 물에도 '테루아(재배 환경)'가 있는 겁니다."
갈증 해소 수단을 넘어 맛까지 고려한 물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별한 취수원을 앞세운 고가의 물도 적지 않습니다.
북대서양 빙하를 채집해 녹여 만든 캐나다 생수는 750ml 한 병에 4만5000원, 아마존 밀림의 물안개를 모았다는 브라질 생수는
한 병에 2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쌉니다.
온라인에서도 시음회나 품평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SNS 방송인 (캐나다 제품 시음)]
"오, 맛은 정말 괜찮네요, 그런데 한 모금에 1달러라고 생각하니 (가성비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네요.“
물맛은 물 속 미네랄 양과 산성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산성에 가까울수록 신맛, 알칼리성이면 쓴맛이 납니다.
미네랄이 많으면 물 특유의 맛이 더 강해집니다.
[마이클 마스카 / 파인워터소사이어티 협회장]
"땅 속에 수천 년 간 있으면서 미네랄을 많이 함유한 겁니다."
실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지 유명 물 소믈리에의 추천을 받은 제품을 직접 마셔 봤습니다.
슬로베니아의 샘물에서 채취한 물입니다. 1병에 4만 원 정도로 비싼데요. 마그네슘이 보통 생수보다 최대 1000배 정도 함유돼 있습니다. 산성에 가까워 조금 신 맛이 납니다"
너무 비싸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나옵니다.
[이현준/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 총괄이사]
"(물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 하고요, 굳이 고가를 들여가면서 (소비)해야 한다는 것까진 아직 안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26조 원 규모인 세계 고급 생수 시장 규모는 2030년대 들어 2배로 커질 전망입니다.
마케팅 전문 업체들도 건강과 특별함을 추구하려는 세계 소비자들이 고급 생수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김기열
영상편집: 석동은
김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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