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를 찾아 잠수정을 타고 심해로 향했던 관광객들,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일반인들은 엄두도 내지못할 거금을 내고선 굳이 목숨까지 걸고 위험을 찾아 여행하는 이유는 뭔지 궁금합니다.
누구도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모험을 원하는 부자들만의 아찔하고 은밀한 여행, 세계를 보다, 김성규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현장음]
“맙소사!”
철창을 비집고 들어간 백상아리가 몸부림치고놀란 관광객들이 소리를 칩니다.
[현장음]
“설마 사람이 (철창) 안에 있는 건가?”
피를 흘리는 백상아리가 빠져 나오고 아수라장이 됐던 현장도 겨우 진정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포식성 어류인 백상아리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멕시코 관광 상품입니다.
이글거리는 용암을 보러 뉴질랜드의 활화산을 찾은 사람들.
화산 폭발 징후가 보이자 급히 대피령이 내려집니다.
[현장음]
“안으로 들어가세요! 안으로 들어가요!” “무서워.” “여기서 벗어나자, 맙소사.”
수심 4000m에서 잠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러잠수정을 타고 떠났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5명.
[존 모거 / 미국 해안경비대 소장]
"발견된 잔해물로 보면, 잠수정에서 비극적인 폭발이 발생한 걸로 보입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기 힘든 심해에서 역사적인 장소를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어 초부유층을 겨냥했습니다.
이런 여행 프로그램들은 전문 기술과 고급 인력이 동원됩니다.
극소수만 즐길 수 있어 일반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싼 가격이 특징입니다.
타이태닉 관광상품은 한 사람당 3억4천만원을 넘고 쇄빙선과 헬리콥터가 투입되는 남극점 항해 상품 가격도 1억3000만 원에 달합니다.
평범한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갑부들이 목숨이 위협받을 정도로 극단적인 장소에서 위험을 무릅쓴 활동을 즐기는 겁니다.
일부 부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품은 우주선에 몸을 실어 짧은 시간 우주 무중력을 체험하는 것.
[마리오 페레이라 / 포르투갈 기업인(블루오리진 6차 참가자)]
“저는 그동안 세계 대부분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우주에 간 첫 번째 포르투갈인이 될 겁니다.”
6번 우주 여행을 진행한 '블루오리진'의 탑승자들은 창업자 베이조스 형제와 유명 개인투자자, 부동산 개발자 등이었습니다.
지난 2001년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온 미국 억만장자가 우주체험에 지불한 돈은 2600억 원에 달했지만 민간 우주여행이 시작되면서 6억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부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은밀한 사치에는 명과 암이 공존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형곤 /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 교수]
“기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는 기여도가 있을 수 있겠죠. 대신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 시킬 우려가 있고, 인명피해(도 잇따를 수 있습니다.)”
위험을 즐기려는 그들만의 극한 모험에 대한 욕구.
인간 활동 영역을 넓혀준다는 긍정 평가와 쾌감에 탐닉하는 사치라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세계를보다, 김성규입니다.
영상취재 이승훈
영상편집 유하영
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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