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선박과 충돌해 붕괴된 미국 볼티모어 교량 소식입니다.
사고 선박이 충돌 직전, 긴급 조난신고를 해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요.
최주현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 1시 컨테이너 수천개를 싣고 볼티모어 항구를 출항한 싱가포르 컨테이너 선박 달리호.
24분 뒤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 근처에서 갑자기 모든 조명이 꺼집니다.
2번의 정전 뒤, 곧 까만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그대로 다리에 부딪칩니다.
[119 무전]
"다리가 물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다리로 향하는 모든 차량을 통제하라. 반복한다. 다리가 붕괴됐다."
메릴랜드주 당국은 시속 14km로 이동하던 달리호가 충돌 직전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실패하자 '메이데이', 긴급 조난 신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닻을 내리는 비상 조치도 취했는데, 신고 접수 후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기까지 2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웨스 무어 / 메릴랜드 주지사]
"조난 신고 덕분에 다리로 가는 차량을 미리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영웅입니다. 여러 목숨을 살렸습니다."
그럼에도 인명 피해는 발생했습니다.
다리 보수 작업 중이던 8명이 물에 빠졌는데, 구조된 2명을 제외한 실종자 6명이 숨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강의 수심이 깊고 각종 구조물이 뒤엉켜 현장 접근마저 힘든 상황입니다.
사고가 난 다리는 출입부터 전면 통제 중입니다.
다리를 자세히 보면 길이 중간에서 끊겨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카일리 그레인 / 주민]
"큰 폭발음이 들려 지진이 난 줄 알았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칼럽 켈빈 / 주민]
"믿을 수 없어요. 하루에 5번은 이 다리를 오갔는데…"
일부 현지 매체들은 "지난해 사고 선박에서 결함이 발견됐었다"며 이번 사고와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수출입 처리량 1위를 자랑하던 볼티모어항도 잠정 폐쇄돼 완성차 공급망에 차질도 우려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건 비용 등 지원을 약속했지만 복구 비용만 수억 달러 이상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볼티모어에서 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조아라
최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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