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 국민 생수로 사랑받던 제품이 불매 운동 대상이 됐습니다.
친일 의혹을 제기하면 여론이 움직이는, 막무가내 애국주의 때문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이윤상 특파원입니다.
[기자]
멀쩡한 생수를 화장실 변기에 쏟아 버립니다.
도로에는 먹지도 않은 생수통이 버려져 있습니다.
중국 최대 생수 업체 '농부산천' 제품들입니다.
30년 가까이 '국민 생수'로 사랑받았는데 하루아침에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된 겁니다.
[편의점 직원 (장쑤성 창저우시)]
"우리 가게엔 농부산천 없어요. 모든 제품 안 팔아요."
창업주의 아들이 미국 국적이라며 비호감 여론이 나타났는데, 여기에 친일 논란이 기름을 부은 겁니다.
농부산천 생수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포장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 붉은색이 일본 일장기가 연상된다는 지적이 제기 됐습니다.
또, 겉포장에 일본의 후지산과 교토의 사찰을 그려 넣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업체 측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바뀌지 않습니다.
[현장음]
"와하하(경쟁업체 브랜드)만 마실 겁니다. 이유는 묻지 마세요!"
지난해 8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 이후 나타난 중국 내 반일 분위기가 맹목적인 애국주의와 겹쳐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막무가내 애국심은 최근 중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에 대한 2700억 원대 소송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대표작 '붉은 수수밭' 등에서 일본의 중국 침략을 미화했다는 이유입니다.
중국 내 애국주의 정서를 대변하는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조차 "관용과 자유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이태희
이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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