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최종 윗선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환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오늘 호주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출국금지'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수처의 약식 조사만 받고 호주로 떠나게 되는 건데, 실체 규명의 길이 더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최종 윗선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전격 소환됐습니다.
이 전 장관은 오전 일찍 비공개로 출석해 조사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을 상대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보고서가 경찰에 이첩됐다가 국방부로 회수되는 과정 전반에 걸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국방부는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를 받은 뒤, 일부 간부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문건을 조사본부에 내려보내기도 했습니다.
임성근 사단장 등을 혐의에서 빼라는 '수사 지침'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인데, 여기엔 이 전 장관의 직인이 찍혔습니다.
공수처 역시 이 전 장관을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보고, 지난 1월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전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공수처는 이 전 장관 측과 접촉해 조사 방법을 논의해 왔습니다.
이어 출국금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이 전 장관의 소환조사가 이뤄진 겁니다.
게다가 이 전 장관은 조사 다음 날인 오늘(8일) 오후 호주로 출국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핵심 피의자를 해외 사절로 임명해 수사를 회피하려는 게 아니냔 논란이 불거진 상태에서, 호주 출국 전 황급히 논란을 매듭지으려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이 전 장관은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재은 법무관리관 등 핵심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윗선'에 대한 조사가 부랴부랴 이뤄진 만큼,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길이 또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영상편집;이자은
그래픽;이원희...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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