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사업 입찰을 앞두고 국내 특수선 제작의 양대 축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이 기밀 유출에 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경찰에 고발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 8천억 원을 들여 6천 톤급 구축함 6척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첫 단추인 개념설계를 한화오션이 맡은 데 이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습니다.
다음 단계인 상세 설계 입찰을 앞두고 두 업체가 갈등을 빚고 있는 건데, 현대중공업 직원의 기밀 유출 사건이 발단입니다.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군사기밀 12건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말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여기에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해군에 납품했던 2천 쪽 분량 개념설계도가 포함돼 있었던 겁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이 군 실무자 도움으로 군사기밀을 열람해 불법 촬영한 사실을 부서장과 중역에게 보고하고 결재받았다고 시인한 것이 피의자 신문조서에 나와 있다고 밝혔습니다.
1심 판결문에도 HD현대중공업이 군사 기밀 자료를 인가받지 않은 내부 서버에 보관하고, 보안 감사 때는 네트워크를 단절해 감시를 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이 같은 행위가 윗선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구승모 / 한화오션 사내 변호사 : 이에 상응하는 조치 없이 사업 수행이 지속된다면 결국 유사한 행위가 반복될 수밖에 없고, 공정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 측이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 :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주장에 불과하며,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미 종결된 사안입니다.]
지난달 말 방위사업청은 대표나 임원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을 유지했습니다.
고발이 이뤄져 경찰 수사가 시작될 수밖에 없는 만큼 결과에 따라 판단이 뒤바뀔지 주목됩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윤원...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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