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은보화를 잔뜩 실은 보물선을 찾아 떠나는 탐험은 결코 동화가 아닙니다.
보물선을 둘러싼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그 소유권을 둘러싼 국제적 분쟁까지 벌어집니다.
세계를 보다 김태림 기자입니다.
[기자]
대서양과 멕시코만이 접한 카리브 해.
바다 900m 아래로 내려가 보니 커다란 배 한 척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각종 동전과 금괴, 도자기잔 등이 골동품들이 파묻혀 있습니다.
영상 속 배의 정체는 식민지 보물들을 싣고 나르던 스페인 대형범선 산호세 호.
1708년 콜롬비아 북부 앞바다에서 영국 함대와 싸우다 침몰했는데 당시 볼리비아와 페루 등 식민지에서 가져온 보물 200톤을 싣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보물들의 현재 가치는 우리 돈 약 26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콜롬비아 정부는 심해 속 보물선 영상을 공개하며 이르면 다음 달 인양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최초 발견자인 미국의 민간 기업, 배의 주인 스페인과 보물 주인 볼리비아까지 보물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콜롬비아 법무부 국장]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확실한 법적 근거를 제시할 겁니다."
뉴욕포스트는 현재 세계 바다 곳곳에 우리 돈 최소 42조 원 상당의 보물이 묻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나라 간 소유권 분쟁이 치열해 실제 인양까지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1511년 인도네시아 인근서 침몰한 포르투갈 전함, 플로르 델라 마르호도 우리 돈 3조 원 어치의 금괴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박 소유국인 포르투갈, 침몰 해역인 인도네시아, 보물이 원래 있었던 말레이시아 등 세 나라가 소유권을 두고 30년 넘게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230년 전 유럽 발트해에서 침몰한 프라우 마리아호도 배에 실린 예술 작품을 두고 러시아와 핀란드, 네덜란드가 얽혀 인양을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소유권 갈등이 심한 이유는 국제법상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교섭하거나 해양법 재판소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희철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군함일 때, 상선일 때, 정부 선박 일 때(다르고) 현재 위치, 자국 관할 내 영해에 있는지, 배타적 경제수역에 있는지, 공해에 있는지 (다 따져야 합니다)"
합의가 이뤄져 보물선이 인양된 사례가 없지는 않습니다.
1964년 스페인 앞바다에서 가라앉은 영국의 서식스호는 2007년, 이를 발견한 미국 탐사 회사가 약 5조3000억 원 상당의 보물 중 40%를, 나머지를 영국과 스페인이 각각 나눠 갖도록 합의해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5년 뒤, 보물 일부가 스페인 것임이 확인 되는 등 인양 이후에도 분쟁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태림입니다.
영상편집: 이희정
김태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