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독립운동가 생가…사라지는 영웅들의 공간
[앵커]
안창호, 유관순 등 삼일절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독립운동가의 역사적 공간들은 방치되고 없어지기도 하는데요.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영웅들의 공간, 문승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언덕을 오르자 저만치에 집 하나가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당이 낙엽으로 무성합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장효근 선생의 생가입니다.
장효근 선생은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 2만여 장을 인쇄해 배포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의 삶이 녹아있는 이곳은 방치되고 훼손된 채 남아있습니다.
"창문은 이렇게 깨져있고, 내부도 곰팡이가 가득한 상태입니다. 사람이 드나든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민들도 안타까움을 내비칩니다.
"이정표나 표시 같은 게 있으면 방문도 할 수 있고…정부 지자체에서도 관리해 주시면 좋겠고요."
하지만 개인소유의 땅이고 현충 시설로 지정돼 있지 않아 관리 주체가 따로 없습니다.
다른 독립운동가의 생가는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원래 이곳에는 독립운동가 권동진 선생의 생가터를 표시한 비석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사라지고 비석을 허문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잠시 스쳐 가는 평범한 공간으로만 기억될 뿐입니다.
"몰랐어요. 좀 안타깝죠. 기념할 수 있는 건 기념하고 알아야 할 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곳에서 자주 접해야 역사를 더 잘 기억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대부분이 방치돼 있습니다. 역사적 현장을 경험했을 때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사람들이 잘 찾아서 방문할 수 있는 그런 시설물들에 대한 설치를 앞으로 더 많이 해야 될 거다, 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연합뉴스TV 문승욱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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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기자 정창훈 함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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