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주민들 '폐교 저지' 안간힘…"사활 걸린 문제"
[앵커]
강원도 태백지역의 유일한 대학교였던 강원관광대가 신입생 감소로 문을 닫게 됐다는 소식, 어제(16일) 전해드렸죠.
오늘은 그야말로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생업까지 뒤로한 채 학교 지키기에 나선 지역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 봤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관광대 폐교 소식에 큰 충격감에 빠져있던 지역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늦었지만 법원에 가처분 신청도 하고 학교를 찾아가 주민과 학생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하고 정치권에도 협조 요청을 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이 생업까지 뒤로한 채 대학을 지키려는 이유가 뭘까?
지난 2018년 학교법인이 파산해 문을 닫은 동해 한중대학교는 흉가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곳곳에 낙서와 쓰레기가 가득하고 들어가지 말라고 쳐놓은 철조망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문을 닫은 건 학교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6년 동안 한중대 주변 상권은 말 그대로 초토화됐습니다.
원룸은 파리만 날리고 따뜻한 밥 한 끼를 사 먹을 수 있었던 식당은 한 곳도 남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올 상반기 폐업하면 주변 편의시설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장사가 안 돼요. 사람이 없어요. 아예 뭐 안돼서 우리도 4월 되면 (가게를) 내놓죠. 뭐."
학생이 떠나니 상인이 떠나고 편의시설이 없어지니 이제는 주민이 떠나 노인들만 남았습니다.
한중대가 문을 닫은 이후 9만 2천명이었던 동해시 인구는 8만 8천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사람이 없고 젊은 애들 없으니까 우리도 쓸쓸해요. 오히려. 이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떠나고 싶어도 갈 데가 어디 있어요. 노인들이."
빈 건물에 뭐라도 유치하면 좋은데 경매에서 3차례나 유찰됐고 부지가 넓고 건물도 많다 보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주인이었던 학생들이 사라진 대학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도심 전체가 활기를 잃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문을 닫는 지방대학들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대학의 존폐는 지역 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만큼, 폐교 결정에 앞서 면밀한 대응책들이 선제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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