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칠레에서 백 곳 가까운 지역에 불이 나 국가비상사태가 내려졌습니다.
사망과 실종자는 지금까지 수백 명에 이르는데, 피해 지역 주민은 마치 지옥에 있는 것 같았다며 화재 당시 상황에 치를 떨었습니다.
류재복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병풍처럼 둘러싼 산등성이에서 시뻘건 화염을 뿜어냅니다.
소방관들이 사방으로 물을 뿌려보지만 힘에 겨운 모습입니다.
며칠째 이어지는 불로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했습니다.
[제시카 베리오스 / 피해 지역 주민 : 연기가 엄청나 하늘은 검게 변했고 모든 것이 어두웠습니다. 바람이 허리케인처럼 불어 마치 지옥에 있는 것 같았어요.]
칠레 전역 백 곳 가까운 지역에서 난 산불로 가옥 천 채 이상이 파손됐고, 2만6천 헥타르가 불에 탔습니다.
지금까지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실종자만 수백 명에 이르러 희생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칠레 정부는 500명 넘게 사망한 지난 2010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국가 재난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 칠레 대통령 : 생명을 구하고, 부상자들을 돕고,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화재를 통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돼 밤 9시 이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연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아 일부 도로는 폐쇄됐습니다.
칠레 정부는 오늘부터 이틀 동안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해 희생자를 기리기로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 교황 : 칠레 중부를 강타한 파괴적인 화재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들을 위해 다 같이 기도합시다.]
여름철인 칠레는 지난 주말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고온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해 화재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YTN 류재복입니다.
영상편집 : 최연호
화면제공 : Bomberos de Chile
YTN 류재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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