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껍데기 차체'로 전기차 보조금 54억 '꿀꺽'
[앵커]
전기차를 사면 국가에서 보조금이 지원되는데요.
지원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전기차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주요 부품이 장착되지 않은 차체를 중국에서 낮은 가격으로 수입해 범행에 이용했습니다.
최진경 기자입니다.
[기자]
한 데 모여 있는 노란색 어린이 통학 버스들.
자동차 제작사 대표 A씨가 지난 2020년 12월부터 1년간 중국에서 들여온 차들입니다.
겉은 그럴싸하지만 내부에는 주요 부품이 없는 '껍데기' 차량을 싼 가격에 들여온 겁니다.
모두 전기차 보조금을 허위로 타내기 위해 들여온 것들입니다.
A씨는 지인 등 공범 35명의 이름을 빌려 마치 이들이 차량을 구매하는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쓰고, 미완성 상태의 차량을 등록했습니다.
중국에서 차체 한 대당 평균 3천만 원을 주고 들여와 5천만~7천만 원 상당의 정부보조금을 받았습니다.
A씨가 이같은 방법으로 대구 등 각 지자체로부터 가로챈 보조금만 54억 원에 달했습니다.
"피의자는 환경 개선 효과가 큰 전기 중형 승합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높게 책정돼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보조금을 부정 수급…."
일부는 이후 중고차로 재판매되기도 했는데, 서른 대 가량은 배터리도 달지 않고 차체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보기에는 영락없는 캠핑카지만, 사실은 특장된 승합차입니다.
노란 전기 버스 승합차가 흰색 캠핑카가 된 겁니다.
A씨는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뒤 이렇게 캠핑카나 학원 차량 등으로 개조한 차량들을 팔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보조금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A씨와 명의를 빌려준 공범 등 36명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또 A씨의 재산 약 40억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하고 부정으로 수급된 보조금 환수를 요청했습니다.
연합뉴스TV 최진경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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